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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태 칼럼]"이 펜을 나에게 팔아보시오!"

투자의 의미를 찾아서 <50>

투자의 의미를 찾아서 머니투데이 박정태 경제칼럼니스트 |입력 : 2014.02.15 09:45|조회 : 13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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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태 칼럼]"이 펜을 나에게 팔아보시오!"
미국 기업들이 영업직 신입사원 인터뷰를 할 때 자주 던지는 질문이 “이 펜을 나에게 팔아보시오!(Sell me this pen)”다. 당신도 한번 답해보라. 쉽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은 어지간해서는 지갑을 열지 않는다. 상품이 됐든 서비스가 됐든 무엇인가를 남에게 판다는 것은 그만큼 어려운 것이다.

사실 이 질문은 세일즈맨으로서의 적성과 열의를 알아보기 위한 것으로 100% 확실한 정답은 없다. 하지만 새 직원을 뽑는 회사 입장에서는 나름 원하는 방향이 있다. 당연히 응시자의 답변이 얼마나 설득력 있는가를 살펴볼 것이고, 또 그 내용이 얼마나 독창적이며 논리적인가도 따져볼 것이다.

그런데 이 질문은 지난달 국내에서도 개봉돼 화제가 됐던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영화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에서 도입부와 마지막을 장식하며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준 대사기도 하다. 금융시장이 돌아가는 모습보다는 돈과 탐욕, 마약과 섹스를 집중적으로 조명한 영화라는 평을 듣기는 했지만 주인공 조단 벨포트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것이라 잘 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대사를 꽤 많이 발견할 수 있다.

가령 주인공의 멘토 격으로 나오는 마크 해너가 월가의 제일 중요한 원칙을 설명하면서 이런 말을 해준다. “자네가 워런 버핏이든 지미 버핏이든 누구도 신경 안 써, 어차피 주가가 오를지 내릴지, 빌어먹을 옆으로 기어갈지 아무도 모르거든, 적어도 주식중개인들은 그렇지. 그렇지만 우리는 다 아는 것처럼 행동해야 한다는 거야.”

각종 미디어에 출연해 진짜 자신 있게 떠들어대는 소위 주식 전문가들도 어쩌면 이 말을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지 않을까. 아무래도 영화라 과장이 좀 심할 것이라고 생각된다면 영화의 원작이 된 벨포트의 자서전(Catching the Wolf of Wall Street)을 읽어보라. 폐부를 팍팍 찌르는 문장들을 만날 수 있다.

“성공하는 사람은 자신이 자기 운명의 주인이라는 사실을 100% 확신하고 있다. 환경이 나를 만든 게 아니라 내가 환경을 만든 것이다. 만일 환경이 진짜 더럽고 거지같다면 싹 바꿔버리면 된다.” “부자가 되고 싶다면 절대 포기하지 말라. 사람들은 대개 쉽게 포기하려 든다. 그러니 끝까지 밀고 나간다면 남들보다 앞서갈 수 있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과정에서 뭔가를 배울 것이라는 점이다. 뭔가를 하다 보면 실패도 할 것이다. 하지만 당신이 실패자라서 실패한 게 아니다. 아직 덜 배웠기 때문이다.
매번 다른 방식으로 해보라. 언젠가는 성공할 것이다. 실패는 당신의 친구다.”

요즘 유행하는 자기계발서의 한 구절 같지만, 스물여섯 나이에 월가에 뛰어들어 주가 조작을 비롯한 불법 주식 거래로 억만장자가 되고 온갖 방탕한 짓거리를 다 해본 뒤 감옥에도 가보고 강연도 다니면서 뒤늦게 인생을 깨달은 인물이 쓴 것이라 좀더 진하게 와 닿을 것이다. 어느 분야든 끝까지 가본 사람만이 이런 글을 쓸 수 있는데, 그는 부자 되는 비결에 대해서도 명쾌하게 얘기한다.

“돈을 버는 가장 쉬운 방법은 사람들 모두가 원하는 가치 있는 뭔가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 다음에는 나가서 그것을 주고 가치를 창출하면 된다. 그러면 돈은 자동적으로 들어오게 돼 있다.”

남에게 무엇을 판다는 것은 뒤집어보면 상대방에게서 돈을 얻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쪽에서 주는 돈에 상응하는 가치를 이쪽에서 제공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실은 이게 맨 처음 질문에 대한 가장 교과서적인 답일지도 모르겠다.

대공황 시기에 미국에서 가장 정직한 주식중개인으로 손꼽혔고 펀드매니저가 없던 그 시절 최고의 투자 관리자로 불렸던 제럴드 로브는 월가에서 보낸 평생의 경험을 정리한 ‘목숨을 걸고 투자하라’에서 이런 말을 남겼다. “나는 팔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이 사가는 것이다.(I don’t sell. People buy from me.)”

자신이 파는 제품이나 자신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최고라는 믿음, 그것이 어떤 식으로든 고객에게 꾸준히 이익이 될 것이라는 믿음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로브는 그렇게 해서 은퇴할 무렵 3억 달러의 재산을 모았다. 그가 잘 팔아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잘 사간 덕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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