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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선의 잠금해제]삼성 비서설과 KT 비서실

신혜선의 잠금해제 머니투데이 신혜선 정보미디어과학부/문화부 겸임 부장 |입력 : 2014.02.15 08:53|조회 : 18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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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선의 잠금해제]삼성 비서설과 KT 비서실
지금은 미래전략실로 바뀌었지만 삼성그룹 비서실의 위력은 대단한 것으로 통했다.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다른 그룹의 비서실도 마찬가지였다. 일종의 관제탑 역할. 부정적 시각을 빼고 보자면 '이질적인 사업을 다수 영위하는 그룹이나 총수 입장에서 계열사의 자금흐름이나 사업현황을 한눈에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논리로 그 역할이 인정됐다.

뜬금없이 비서실을 거론하는 이유는 KT 역사상 처음으로 '막강파워 비서실'이 구성됐기 때문이다.

종전까지 KT 비서실은 상무급 비서실장을 중심으로 실무진 몇이 있는 정도였다. 이번 새로 구성된 비서실은 전무급 실장에 3개 팀으로 구성됐다. 3개팀은 전략, 재무, 그룹담당이다. 팀장은 상무급, 그리고 팀별 팀원은 모두 부장급으로 사원급은 없다.

새로 구성된 KT 회장 비서실이 과거의 단순 CEO 보좌역할의 비서실과는 전혀 다를 것이라는 추론을 하기는 어렵지 않다. 그리고 그 역할은 KT 그룹 전체의 전략을 구상하고 돈의 흐름을 파악하고, 또 BC카드와 같은 이질적인 수 십 여 개의 자회사를 일사불란하게 관리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이다.

인적 구성도 주목할 만하다. 황 회장은 최근 처음 단행한 조직개편 및 인사에서 기존 사업부문장을 최고 부사장급으로 하되 옛 KT 인물들을 대거 기용했다. 자회사로 나갔던 임원들을 복귀시킨 것은 물론 퇴직 임원, 심지어 경쟁사로 이직한 임원까지 다시 기용하는 모양이다.

이에 비해 비서실은 '신진 세력'으로 구성했다. KT 내부에서 관련 업무를 경험하면서 나름 전략통으로 꼽히는 시니어급을 발탁했다. 비서실장을 맡은 구현모 전무는 그간 KT 내에서 전략, 기획, 자회사자산관리 등을 맡았었다. 비서실장으로 전략팀장을 겸임한다. 비서실 내 그룹담당을 총괄하는 이대산 전무도 KT 자회사를 관리하는 역할을 맡은 바 있다. 재무팀장직도 KT 공채 출신이자 재무통으로 성장한 차재연 상무를 발탁했다.

더불어 KT 단일 기업에 대한 전략과 기획, 재무 등은 경영기획부문에 맡기되 재무담당 임원은 삼성 출신을 앉혔다.

그룹 전체를 들여다보는 조직을 최측근 비서실로 만들고, KT 단일 기업의 자금흐름은 삼성 출신에 맡긴 인사야 말로 황 회장이 실제 KT그룹 회장으로서 역할 하겠다는 의지로 볼만하다.

비서실 조직 강화는 황 회장의 처한 조건을 감안할 때 수긍할 수 있다. 황 회장이 아무리 유능해도 통신, 방송. 통방융합 그리고 이를 둘러싼 규제이슈와 시장 경쟁법칙을 단시간 내에 파악하긴 어려울 것이다.

더욱 올 2월 기준으로 계열사 57개를 거느린 재계순위 16위(2013년 4월 자산 총액 기준) KT 그룹 전체를 면밀히 파악하고 경영하는 일은 쉽지 않다.

뒤늦게 밝혀진 KT 계열사 사기 대출 사건만 해도 모기업격인 KT의 자회사 관리가 얼마나 허술했는지를 그대로 보여준 결과물이다. 이는 KT 윤리경영실에 검사 출신을 앉히고 직원들의 투서나 확인하면서 임직원의 비리여부를 캐는 것으로 방지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근원적 대책을 만들어야하는 숙제가 황 회장에게 부여된 셈이다.

이번 KT 회장 비서실 조직 강화와 재무담당 삼성 임원 영입 인사는 외부에서 예측한 '삼성식 DNA의 이식'의 첫 단추로 비춰질 수도 있다.

외형만 보면 틀린 평가는 아닐 것이다. 다만, 황 회장이 삼성 비서실 출신이 아님을 주목할 만하다. 굳이 단순화하자면 삼성 비서실과 황 회장의 관계는 사업부문장으로서 그룹 비서실이 세운 규칙을 수행해야하는 위치였다. 그룹에서 사업부문과 자회사를 내려다보는 위치가 아닌, 그룹 요구의 현장 적용 여부의 타당성과 합리성, 그리고 실행력을 고민했다는 의미다.

KT는 사람 몇에 좌우되지 않는, 예측 가능한 경영을 위한 시스템화가 필요하다. 비서실과 정 반대 위치에 있던 황 회장의 경험이 '단순한 삼성식 DNA 심기'를 뛰어넘을지는 이제부터다.

[신혜선의 잠금해제]삼성 비서설과 KT 비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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