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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클럽에서 더 유명한 '마약 형사' "대마초 중독은..."

[경찰청 사람들]서울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 최진영 경사(36) 인터뷰

경찰청사람들 머니투데이 황보람 기자 |입력 : 2014.02.15 07:30|조회 : 32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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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영 서울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 경사/사진=황보람
최진영 서울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 경사/사진=황보람
스타일리시 했다. 무슨 경찰이 이런가 싶을 정도로 '잘 생겼다'. 얼굴 덕을 좀 봤다. 2007년 서울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로 발령받은 최진영 경사(36)는 홍대와 강남 클러버로 위장수사를 꽤 나갔다. 마약 형사 8년차. 이제는 클럽 근처에만 가도 매니저들이 "최 형사님!"하고 알아볼 정도가 됐다.

피로회복제·정력보강제·다이어트제·최음제...'마약 청정국'이었던 한국도 어느새 트렌드를 타고 마약이 확산되는 추세다. 최 경사는 특히 '데이트 강간 마약' 사건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지난해 인터넷에는 '데이트 할 때 술에 타 먹이면 여자들이 기억을 잃는다'는 마약이 기승을 부렸다. 열에 아홉은 가짜. 수사에 들어가도 진짜 마약 판매책을 잡을 가능성은 낮았다. 온라인 마약 광고 대부분이 돈을 받고 잠적하거나 소금물을 보내는 '사기범죄'였기 때문. 이번엔 달랐다. 최 경사의 촉대로 '진짜'가 있었다.

"시간이 지체되면 2차 피해가 생길 수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든 잡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범인이 쓰는 건 대포폰에 대포통장이라 실마리를 풀기가 어려웠죠. 휴대전화 이동경로를 한달정도 추적해보니 교통수단이 예상되더라고요."

전직 사채업자였던 범인은 중국에서 성인용품을 들여오려다 업자 소개로 마약을 밀수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압수수색으로 발견된 마약만 3.3L 가량. 한차례 투약에 10mm 정도 사용되는 점을 감안하면 어마어마한 양이었다. 범인은 밀수한 원료물질을 인터넷에서 배운대로 제조해 팔았다. 구매자 가운데는 군인도 미성년자도 있었다. 범인이 술집에서 만난 여성에게 마약을 먹여 성폭행한 사실도 드러났다.

"데이트 강간 마약이 '이런 게 있다더라' 풍문은 많았지만 성폭행 사건으로 이어져 입증된 건 처음이었어요. 피해자 소변에서 마약이 검출됐을 때 마음이 철렁했죠."

마약사범들은 그야말로 각양각색이다. 4년 전 검거한 소위 '농부'라 불리는 대마초 재배업자는 대마 심미론자였다. 그는 예쁘지 않은 대마는 돈이 되더라도 가차없이 버렸다. 지하실에 차광막을 치고 온도계를 설치해 대마초 온실을 꾸몄던 범인은 '특A급 대마'만 취급하며 '농부의 자긍심'을 드높였다고 한다.

물론 마약사범들의 공통점은 있다. '중독'이다. 대마초 상습 흡연자는 집앞 복도부터 냄새가 진동한다. 마약에 취한 이들은 약이 깰 때까지 며칠을 기다려야 조사할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안좋다. 최 경사는 '대마초가 중독성이 약하다'는 말을 들으면 고개가 갸우뚱해진다고 했다.

"대마사범들한테 '앞으로 마약 절대 하지 마세요' 당부하는데 다들 '죽어도 못 끊어요'라고 답해요. 대마초가 담배나 술보다 중독성이 약하다고 하는데 현장에서 경험한 건 달라요. 미국에서는 대마초 합법화 바람이 불고 있지만 신중하게 생각할 부분입니다."

마약 범죄는 유독 누범률이 높다. 지난해 대검찰청이 발표한 '연도별 마약류 범죄백서'를 보면 마약사범 10명 가운데 6명은 40~50대였다. 나이가 들어도 마약을 끊지 못해 '고령화' 현상을 보이는 것. 최 경사는 노련한 마약 사범들을 다루려면 '베테랑' 형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마약 전과 20범 정도 되면 조사 받으러 와서 '마약계에선 나도 총경급'이라고 너스레를 떨어요. 마약사범들은 '의지박약자'부터 마약을 '예술품'으로 취급하는 경우까지 다양합니다. 제대로 수사하려면 상당한 연륜이 필요하죠. 진짜 베테랑 선배들처럼 되려면 저는 아직 갈길이 멉니다."

황보람
황보람 bridger@mt.co.kr

낮은 곳에서, 약한 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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