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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행복은 (부처)성적 순이 아니잖아요

[박재범의 브리핑 룸]

박재범의 브리핑룸 머니투데이 세종=박재범 기자 |입력 : 2014.02.18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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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아들 녀석에게 소치 동계 올림픽은 신세계다. 흔히 접할 수 없는 스포츠의 향연은 흥미롭다. 게임의 룰을 배워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생소한 컬링의 룰을 제법 그럴듯하게 설명한다. 승부의 맛은 기본이다. 환호성과 안타까운 한숨이 교차한다.

초등학생다운(?) 질문도 한다. 스피드 스케이트와 쇼트트랙은 누가 더 빠르냐는 물음이다. 아이의 눈엔 스케이트를 신고 얼음판을 누비는 게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이는 거다. 스케이트 구조 등 스피드 스케이트와 쇼트트랙의 차이를 설명하면 새로운 것을 깨달은 듯 놀라워하는 눈치다. "종목이 다른거야. 수학과 영어 과목이 다른 것처럼"이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고보니 비슷한 말이 관가의 화제였다. 국무총리실이 진행한 부처별 종합평가를 두고서다. "종목이 다른데…"라는 불만이 계속 나온다. 물론 평가는 늘 뒷말을 낳는다. 인사나 평가는 만족하는 사람이 극소수이고 대부분 불만을 토로한다는 공통점을 갖는다지만 이번엔 반응이 좀 강했다.

올해 평가는 국정과제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국정과제 평가 60점, 지원 평가 40점 등 100점 만점이다. 국정과제 평가는 집행 이행도(40%)와 목표달성도(60%)로 이뤄진다. 얼마나 실천했고 성가를 냈느냐다. 지원평가는 협업(20%) 규제(25%) 일자리(25%) 홍보(20%) 등으로 구성된다. 북핵·국방·먹을거리 관리 등은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 결과 우수부처로 국방부, 여성가족부, 외교부가 뽑혔다. 청 단위에서는 경찰청, 방재청, 특허청이 우수 평가를 받았다.

반면 경제부처는 F 학점에 가깝다. 경제부흥 국정과제중 우수 사례 비율이 14%에 불과하다. 낙제점에 가까운 평가를 받아든 이들의 기분이 좋을 리 없다. 현오석 경제부총리가 "섭섭해하지 말고 국민들의 기대가 크다는 것으로 이해하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다독였지만 실망은 크다.

평가 성적표에 고개를 갸우뚱한다. 여성가족부 채점표를 보면 여성 경제활동 확대가 주요 업적이다. 여성 고용률 상승(53.5%→53.9%), 여성 경제활동참가율 상승(55.2%→55.6%), 여성 교감·교장 비율 상승(24.5%→27.2%), 정부위원회 여성참여율 확대(25.7%→27.7%) 등이 고득점 요인이다. 여성 고용에 힘을 쏟은 기재부나 고용부 등의 입장에선 허탈할 수밖에 없다.

사실 지표로만 따지면 경제 분야만큼 호전된 게 없다. 3% 안팎의 성장률, 700억달러의 경상수지 흑자, 취업자수와 고용률, 사상 최대 외환보유액, 사상 최대 수출…. 기재부 등 경제부처가 답답해하는 한 이유다.

대신 이들 부처에는 입법지연, 이견·갈등 유발 등의 '잘못' 딱지가 붙었다. 국회의 권한인 입법에 대해 부처의 책임을 물은 거다. 소관 법이 적은 부처나 별다른 입법 추진을 하지 않은 부처는 마이너스를 받을 이유도 없었다. 법 개정을 많이 추진할수록 불이익을 받는 방식이다.

서비스업 활성화 등으로 이해당사자간 논란이 불거지면 '이견 발생'으로 분류됐다. 물밑 조율을 진행하던 사안은 선제적 대응 미흡으로 평가됐다. 선제적 대응을 하건 안 하건, 이래저래 욕 먹는 식이다.

좋은 평가를 받은 기관도 평가 전반이 못마땅하긴 마찬가지다. 하는 일이 다르고 수단과 결과가 다른데 평가가 가능햐냐는 거다. 그러면서 "고등학교 수학 시험 60점과 초등학교 수학시험 100점을 같이 비교하는 것"이라고 푸념했다. 평가가 갖는 장점은 찾아보기 힘들다. 동기 부여도, 긴장 부여도 없다. 한 관료는 "(평가로) 실망하는 직원들이 많다고 하지만 실망보다 상처받은 직원들이 많다"고 했다.

행정력 낭비도 상당하다. 평가지에 맞춰 답안지를 쓰느라 며칠 밤을 지새운다. 정책을 만들고 집행하는 데 쓸 힘을 평가 답안지 만드는 데 쓰게 만드는 구조다. 크게 보면 국회 대응, 감사원 감사에다 부처 평가로 1년을 보내는 게 정부부처다.

평가는 좋다. 정부가 일을 많이 해서, 평가를 잘 받아서 국민이 행복해진다면 오죽 좋을까. 하지만 국민행복은 여전히 멀리 있다. 국민이 행복하면 그게 곧 부처 성적표이지 부처 성적이 국민 행복의 전제 조건은 아니다. 국민행복은 부처 성적 순이 아니니 평가에 괜한 헛심쓰지 말자는 얘기다.

박재범
박재범 swallow@mt.co.kr

정치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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