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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서도 자꾸 젊다고 우기지 마라

[웰빙에세이] 인생 나이와 관련한 몇 가지 질문 -1

김영권의웰빙에세이 머니투데이 김영권 작은경제연구소 소장 |입력 : 2014.02.17 13:00|조회 : 8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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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에서 나이와 관련해 몇 가지 물어보자. 먼저 쉬운 것부터. 하나, 나는 언제부터 할아버지?

지금 스물인 아들이 군대 갔다 와서 대학 졸업하고 일자리 잡은 다음 결혼하고 손자나 손녀를 낳아야 나는 할아버지가 된다. 그러려면 10년은 족히 남았다. 혹시 아들이 그 전에 짝을 만나 속도위반을 하면? 그건 할 수 없지. 그건 아들의 인생이니까. 다만 환갑도 안 되어 할아버지가 되는 게 적이 섭섭하겠다. 다행히 아들의 행실을 보건데 그럴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나는 언제부터 할아버지?

요즘 남자들의 평균 결혼 연령은 서른둘이다. 멀쩡한 남자가 20대 청춘을 다 보내고 서른 줄에 들어 결혼을 한다는 것은 생물학적으로나 유전학적으로나 상당히 빗나간 것이리라. 남녀의 결혼연령이 자꾸 늦어진다는 건 사회적으로도 문제가 많다는 증거다. 얼마나 결혼하기 겁나는 세상이면 선남선녀가 가정을 이루는 것조차 꺼릴까.

아무튼 아들이 남들처럼 서른둘에 결혼하고 이듬해 자식을 낳는다면 그때는 2027년이고 나는 만으로 예순 여섯이다. 이쯤이면 할아버지 소리를 들어도 크게 섭섭하지 않을 것 같다. 내 이웃 중엔 재작년 쉿 넷의 나이로 할아버지가 된 분도 계시니까. 나보다 세 살 위인 이 분은 동안이어서 손녀를 딸이라 해도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 저 분이 늦둥이를 두었나 하는 생각에 "아휴, 따님도 참 예쁘네요"라고 했는데 갑자기 그 늦둥이가 "할비 할비"를 외치면 그것도 참 난처하겠다.

정리하자. 쉰 넷이건, 예순 여섯이건 내가 할아버지가 되는 건 나를 그렇게 부르는 손자 손녀가 생겼을 때부터다. 그 전에 누구에게든 나를 할아버지라 불러달라고 청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나를 할아버지라 부르는 사람이 없으면 나는 할아버지가 안 되나? 물론 안 되지!

둘. 나는 언제부터 노인?

둘, 나는 언제부터 노인? 글쎄, 애매하다. 버스나 지하철을 탔는데 빈자리가 없다. 누군가 눈을 마주치니 끙 하고 일어난다. 그러면 나는 노인이다. 아무리 눈을 마주치고 째려봐도 꿈쩍 안 하면? 그러면 아직 노인이 아니다. 나는 정정하다. 이런 것도 답이 되겠다. 하지만 너무 주관적이다. 딱 떨어지는 숫자가 없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숫자로 답을 찾아보자.

늙어서 국민연금을 받는 나이는 65세다. 기초노령연금을 받을 수 있는 나이, 노인복지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나이, 형편이 어려운 노인들의 병간호를 나라에서 도와주는 나이도 65세다. 지하철을 공짜로 탈 수 있는 ‘지공선사’(地空禪師)가 되는 나이 또한 65세다. 즉, 노인복지제도로 치면 노인은 65세부터다.

노령화 지수를 계산할 때 기준으로 잡는 나이도 65세다. 65세 이상 인구를 0~14세 인구로 나눈 값이 노령화 지수다. 우리나라는 지금 이 지수가 너무 빠르고 가파르게 뛰어서 문제다. 국민들의 생각은 어떨까? 보건복지부가 2012년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언제부터 노인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어본 결과는 66.7세다.

정리하자. 노인복지제도나 국민의식으로나 적어도 예순 다섯은 되어야 노인 축에 들게 된다. 하지만 노령화가 심화되고 노후가 길어질수록 65세 기준점은 더 뒤로 물러날 것이다. 그게 20, 30년 뒤에는 70은 되지 않을까. 그러니까 내가 예순 다섯이 되어서 노인입네 하면 '아직 젊으니 5년 뒤에 오라'는 식으로 퇴짜를 맞을 수도 있다. 헐~노인 되기도 쉽지 않네.

셋. 내 인생은 몇 년?

셋, 내 인생은 몇 년? 요즘은 여든은 되어야 평생 온전히 살았다고 쳐준다. '인생 80년'인 셈이다. 여든 넘어는 덤이다. 덤을 많이 챙기는 분은 타고난 강골이거나 평소 몸을 아끼며 마음 편히 사신 분이리라. 덤이 늘어나 아흔을 넘기는 분이 많아지면 그때는 '인생 90년'이 되겠지. 그 때가 머지않은 것 같다.

그래서 나에게 인생은 90년이다. 나는 예순 여섯에 할아버지가 되고 이후 아흔까지 황혼을 즐겨야겠다. 욕심이 많다고? 하하, 나는 욕심이 많다. 하지만 내가 진짜 아흔이 되면 그때는 70부터 노인이고 이후 여생이 20년은 족히 될 것이다. 나는 욕심이 많은 게 아니라 남들만큼 살려는 것이다. 내가 남들만큼 아흔까지 살아야 '100세 시대'도 빨리 열릴 테니까.

넷. 나는 언제부터 노년?

넷, 나는 언제부터 노년? '나는 언제부터 할아버지'와 '나는 언제부터 노인'이란 질문과 비슷하다. '할아버지 = 노인 = 노년'이 될 때가 있다. 그 때는 확실히 늙었을 때다. 하지만 그 전에는 각각의 답이 다를 수 있다.

앞서 내 인생은 90년이라 했으니 이를 기준으로 나의 노년을 따져보자. 먼저 90년을 3등분한다. 그중 첫 번째 30 아래는 초년이다. 두 번째 30 넘어 60 아래는 중년, 세 번째 60 넘어 90까지는 노년이다. 노년도 다시 3등분해서 60대는 초로, 70대는 중로, 80대는 말로라 하자. 초년은 10대 아래가 유년, 10대가 청소년, 20대가 청년이다. 30대, 40대, 50대는 뭐라 할까? 이 중년의 시기는 조금 애매하다. 굳이 나눈다면 30대는 신참, 40대는 중참, 50대는 고참이다. 30대는 신입, 40대는 간부, 50대는 임원이다.

이렇게 인생은 나누니 현실감이 있다. 단계가 맞는 것 같다. 동의한다면 60부터 노년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60이면 본격적으로 늙음이 시작된다. 나는 초로에 들고 중로를 지나 말로로 간다. 그러니까 예순이 되면 늙음을 인정한다. 이제 그만 '젊은 오빠'의 꿈을 접는다. 서리 내린 머리와 얼굴의 주름과 달리는 기력을 감추지 않는다. 노년이 되어서도 자꾸 젊다고 우기면 오버한다. 철 지난 젊음에 매달려 아름다운 노년을 놓친다.

젊음만 내세우고 늙음은 뒷전으로 숨기는 것, 젊음만 예우하고 늙음은 홀대하는 것, 그것도 일종의 '에이지즘'(ageism)이다. 나이 차별, 노인 차별이다. 늙은이조차 늙음의 의미를 모르고 늙음을 숨기기 바쁘면 '노년의 미학'이 사라진다. 에이지즘은 더욱 기승을 부리고, 나는 결국 쓸쓸한 뒷방 늙은이로 밀려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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