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에 임원까지 男 5명과 '문어발 불륜女' 결국…

한 번에 2명 이상과 동시에 불륜을 저지르는 '문어발 불륜'은 가정과 직장의 파탄은 물론 법적으로 가중처벌도 가능하다/ 사진=이미지비트

# 2012년 한 육군 사단에서는 한 여성 간호부사관이 남성 병사와 부적절한 관계를 갖다 적발된 사건이 발생했다. 군 내부감찰 후 이 여성 부사관은 자진 전역했고, 해당 병사는 타 부대로 전출됐다. 당시 해당 부대에 근무했던 한 전역자는 "이 간호부사관은 당시 의무병이었던 상병 뿐 아니라 유부남이었던 다른 장교, 부사관과도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고 말했다.

# 2012년 국내 한 금융사에서는 사장을 비롯한 고위 임원 5명이 임원 여비서 1명과 불륜 관계를 가진 것이 내부감사 결과 드러났다. 결국 사장을 제외한 임원 5명과 여비서 등 6명이 회사를 떠나면서 사건은 일단락됐다.


◇ 한 번에 2명 이상과 동시에 불륜···왜?

사내 불륜에는 비단 '1대 1' 불륜만 있는 게 아니다. '1대 다(多)'로 이뤄지는 '멀티 불륜'의 사례들도 있다.

이 같은 '문어발'식 불륜에 대해 전문가들은 "절대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사랑으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병후 한국가정법률상담소 교육위원회 위원은 "직장이라는 사회적 기반을 희생시킬 위험에도 불구하고 여러 사람과 바람을 피는 것은 충동억제가 안 되는 것"이라며 "신뢰관계가 아닌 연애감정과 성적인 쾌락만을 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은 "한 사람이 다양한 사람을 동시에 만난다고 해서 그 사람이 우월하거나 매력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며 "오히려 자신에 대한 인간적인 결점, 이성에 대한 분노 등에 병적인 경우가 더 높다"고 강조했다.

김진세 정신과 전문의는 여러 명의 사람들과 불륜관계를 가질 경우 오히려 죄책감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전문의는 "'1대 다'로 불륜을 저지르는 사람들을 심리를 모두 일반화할 수 없지만 일단 한 번 '불륜'이라는 일탈을 저지르고 나면 그 다음에는 쉬워진다는 것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동일범죄 반복으로 판단해 가중처벌"

이른바 '문어발 불륜'이 적발될 경우 당사자들은 일반적인 '1대 1' 불륜에 비해 가중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법무법인 코리아의 박규철 변호사는 "성관계 횟수만큼 간통죄가 적용되는 만큼 1명 이상의 상대와 불륜을 저지를 경우 간통의 횟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며 "이 경우 일정 기간 내 동일한 범죄를 반복해 저지른 것으로 판단돼 가중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위자료 문제에 대해서도 박 변호사는 "간통의 횟수가 늘어날수록 위자료나 재산 분할에 있어 피해 배우자는 유리한 입장을 점할 수 있다"며 "간통 위자료는 당사자 뿐 아니라 상간자의 잘못도 인정되기 때문에 피해자는 배우자는 상간 대상 모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0년 서울가정법원은 직장 여성 E씨와 불륜 관계를 가진 2명의 직장 동료 남성에게 "E씨와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해 E씨의 남편에게 정신적 고통을 안긴 사실이 인정된다"며 각각 4500만원의 보상금 지급 판결을 내린 바 있다.

◇ "불륜 적발 땐 전 직원에 공개"

한편 많은 기업들은 내부감찰팀의 주기적인 모니터링이나 투고 수집 등의 방법으로 사내불륜을 적발해 처리하고 있다.

정종태 HR연구소의 정종태 소장은 "대개 기업들에서는 구체적으로 '사내 불륜'이라고 명명하진 않지만 '품행이 불량하거나 사내 폭행이나 기타 무리한 행동을 했을 경우' 혹은 '조직 내부의 분위기나 문화를 문란하게 한 행위' 등이 처벌규정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정 소장은 또 "해당 사실이 발각되면 인사위원회에 넘어가 징계절차를 밟지만 사내에서 소문이 돌기 시작하면 일이 더 커지기 전에 예방차원에서 해당 사원을 전출시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삼성그룹은 특히 사내 불륜 문제에 민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내 불륜 사실이 드러나면 최고 해고 등의 조치가 내려진다. 삼성의 고위 관계자는 "자칫 서로의 편의를 봐주는 등의 행위로 회사에 손실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일본기업 무사시노는 사내 불륜이 적발될 경우 해고와 동시에 연루된 이들의 정보를 전 사원에게 공개하는 등의 대응을 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