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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귀재가 되려면 18~25세 때 고생해야 한다

[줄리아 투자노트]

줄리아 투자노트 머니투데이 권성희 부장 |입력 : 2014.03.01 06:45|조회 : 13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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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의 스승이자 '현명한 투자자' '증권분석' 등의 책으로 유명한 가치투자의 아버지 벤자민 그레이엄은 13살 때 홀어머니가 주식 투자로 전재산을 홀랑 까먹는 일을 겪었다.

재산을 날린 후 어느 날, 그레이엄은 어머니의 심부름으로 은행에 가서 5달러짜리 개인수표를 현금으로 바꿔야 했다. 은행 창구 직원은 그레이엄이 내민 개인수표를 받아들더니 상사에게 그레이엄의 어머니 명의로 된 5달러짜리 개인수표를 받아도 되는지 물었다. 5달러를 지불할 능력을 의심받을 정도로 그레이엄의 집이 가난했다는 얘기다. 어린 그레이엄은 이 일로 큰 수치심을 느꼈다.

역시 가치투자자로 유명한 존 템플턴도 어린 시절 아버지가 면화 선물에 투자했다가 전재산을 날린 경험이 있다. 템플턴은 온갖 일자리를 전전하며 학업을 마쳐야 했다. 템플턴은 27세가 됐을 때 1달러 이하로 거래되는 모든 주식을 100달러씩 샀고 4년 뒤 그의 투자자금은 4배로 불어났다.

템플턴은 "사람들은 언제나 나에게 어떤 기업이 전망이 좋은지 물어보는데 그건 잘못된 질문"이라며 "옳은 질문은 전망이 최악인 기업이 어디 있느냐고 묻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망이 밝아 보이는 비싼 주식이 아니라 최악인 상황에 처한 주식을 싸게 사야 한다는 의미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의 칼럼니스트인 제이슨 즈웨이그는 최근 '투자자 DNA의 기본'이라는 글에서 이같은 사례를 소개하며 자라난 환경이 가치투자자가 되는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실제로 여러 연구에 따르면 18~25세 사이에 집이 상대적으로 가난했거나 심각한 수준의 경기 침체를 겪었을 때 밸류에이션이 싼 주식, 즉 가치주를 선호하는 성향이 나타났다.

즈웨이그는 이런 점을 들어 가치주펀드에 투자할 때는 해당 펀드의 매니저에게 인생에서 경험한 가장 큰 어려움이 무엇이었는지, 가난하다는 것이 개인적으로 어떤 의미인지 물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역경을 극복해낸 경험이 없는 매니저는 싼 주가가 더 싸질 때 과감하게 매수할만한 역량이 없다는 것이다. 고통을 견딜 수 없는 매니저는 가치투자자가 될 수 없다고 즈웨이그는 단언했다.

하지만 최근 연구 결과들은 투자 성향이 환경에 의해 키워지기도 하지만 유전적으로 타고 나기도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중국·유럽국제경영대학원의 헨리크 크론퀴비스트와 프랭크 유, 워싱턴대학의 스테판 시걸은 스웨덴 3만5000명의 쌍둥이들이 가진 투자포트폴리오를 분석했다.

여기에는 DNA가 100% 동일한 일란성 쌍둥이도 있고 DNA 유사성이 형제·자매 수준인 이란성 쌍둥이도 있었다. 이 연구의 목적은 일란성 쌍둥이들이 이란성 쌍둥이에 비해 투자 포트폴리오가 더 유사한지 알아보는 것이었다. 이 결과 가치투자자와 성장투자자를 가르는 요인의 24%까지 유전자로 설명이 가능했다. 연구에 참여한 시걸은 가치주나 성장주에 대한 선택이 단지 개인 선호의 문제가 아니라 "최소한 일부는 타고난 성격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연구 결과 가치투자 성향은 극히 소수만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3만5000명의 쌍둥이들 가운데 가치투자자라 불릴만한 사람들은 약 10%에 불과했다. 이들이 보유한 포트폴리오의 평균 PER(주가수익비율)은 11.6배였다. 성장투자자로 분류될 만한 사람들은 25%로 포트폴리오의 평균 PER이 28.6배였다. 3만5000명 전체 포트폴리오의 평균 PER은 23배였다.

유명한 가치투자자로 바우포스트 그룹을 이끌고 있는 셋 클래먼은 초파리들이 천성적으로 불빛을 보고 몰려 들지만 극히 일부는 유전적으로 불을 피하도록 타고난다고 말했다. 그는 불을 피하도록 타고난 이 초파리들이 마치 주식시장에서 남들이 외면하는 주식을 골라 투자하는 역발상 투자자, 가치투자자와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초파리들이 불을 향해 돌진하듯 사람들도 대부분 화려하게 상승하는 종목에 모여드는 성향이 있으며 오직 소수만이 유전적으로 소외 종목을 찾는 기질을 갖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가치투자자가 극히 소수인 것은 가치투자자 유전자가 열성이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타고나든, 길러지든 가치투자자가 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남들이 외면하는 종목을 살만한 베짱과 강단을 어느 정도 타고 나야 하고 어려운 일을 겪으며 인내하는 성향도 키워야 하기 때문이다. 남들과 다른 길을 갈만한 역발상적 기질이 있는지, 끈질기게 참는 성향을 키울만한 역경을 겪었는지 돌아보고 아니다 싶으면 그런 사람에게 자금 운용을 맡기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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