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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조작!.. 2014년에도 듣는

[김재동의 틱, 택, 톡]

김재동의 틱, 택, 톡 머니투데이 김재동 기자 |입력 : 2014.03.15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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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공무원 간첩사건' 피고인 유우성씨가 12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 조사팀에서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를 받은 뒤 귀가하고 있다. /사진= 뉴스1<br />
'서울시공무원 간첩사건' 피고인 유우성씨가 12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 조사팀에서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를 받은 뒤 귀가하고 있다. /사진= 뉴스1
탈북자 지원업무를 담당하는 현직 서울시 공무원이 간첩혐의로 구속됐다는 기사를 접했을 때 ‘어째 이런 일이..’싶었다. 그 탈북자 출신 공무원이 1심서 무죄판결을 받았달 땐 ‘뭔일이래?’ 했다. 그리고 지난 9일 국정원이 “최근 간첩사건 증거조작 의혹과 관련해 세간에 물의를 야기하고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린 것에 대해 진심으로 송구스럽습니다.”로 시작되는 사과문을 발표했을 땐 한숨만 나왔다.

국정원협력자가 증거조작을 시인하고 지난 5일 자살을 기도하는가 하면 중국정부는 “한국 검찰 측이 제출한 위조공문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려하니 출처를 제공해 달라”고 발끈해 나서기도 했다. 2014년에도 우리는 여전히 이런 기사를 접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지난 세월부터 인혁당, 민청학련, 무림, 한울회, 학림, 아람회, 금강회, 오송회, 박종철 고문치사, 부천서 성고문, 수지 김사건 등 조작으로 판명된 무수한 용공사건들을 겪어와서 대충 면역은 돼있다. 지난해만 해도 대선정국 여론조작에 나선 국정원댓글 사건으로 해를 넘기도록 시끄러웠었다. 무수한 학습효과에도 불구하고, 무수한 반성과 참회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반복되는 조작사건을 보면서 쌩뚱맞게도 해 바뀌며 수차례 실패한 금연결심을 떠올려본다.

담배에 관한 최초의 저술로 인정받는 이덕리(李德履)의 ‘기연다(記烟茶)’는 구성이 재밌다. 이덕리 스스로는 담배의 해독을 설파하고 애연가 객을 등장시켜 담배의 유익함을 주장케한다.

이중 객이 담배를 예찬하는 이유 중에 “잔치가 끝난 뒤에 술도 없고 차도 없다. 단맛과 기름기가 이와 혀에 여태 남아, 이뿌리 씻어낼 제 이쑤시개 어이 쓰리. 혀는 본시 청정하여 설도(雪桃: 이쑤시개)보다 재빠르다”고 말하는 대목이 있다. 또 “사랑하는 사람을 변방으로 보내거나 남포에서 연인과 헤어지고 난 뒤, 눈에서도 사라지고 넋은 녹아 꿈결인 듯 목이 메어 멍한데, 높은 산서 돌 굴리듯 기분 빨리 가라앉고, 바늘 구멍에 수레 달리듯 번민은 빨리 해소된다”는 대목도 있다. 결국 찝찝함과 번민을 가라앉히는데 담배의 효과가 신속하다는 주장이다. 정부기관이 조작이란 금기에 미련을 못버리는 이유도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 싶다.

그러면서 객은 담배는 배고픈 자를 배부르게 하고 배부른 자는 배를 꺼지게 하는 미덕이 있다고 주장한다. 땅 한 뙈기 없을 때 산에 불질러 담배나 키우면 배곯지 않을 것이고 가진 것 없을 때 제 값 받는 품팔이가 될 것이라고 그 이익을 설파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이덕리는 그것은 이익이 아니라 해악이라고 반박한다. 온 힘을 다하지 않고 성취를 이룰 수는 없다며 땅을 개간했거든 곡식을 씨 뿌려 이삭을 거둬야하고 담배 나를 공을 들여 쌀을 나르면 쌀이 해묵지 않을 것이며 남에게 담배를 파느니 쌀을 주는 게 낫다면서 “이 것을 하지 않고 저것에만 힘을 쏟아, 시장 위에 쌓인 것이 반 너머 독한 냄새와 괴로운 먼지이고, 주머니 속에 남아도는 것은 자질구레한 동전에 지나지 않는다. 며칠 사이에 연기로 사라져 허공으로 돌아가 버리니 이 어찌 신농씨가 낮에 시장을 만든 처음의 뜻이겠는가?”고 질타한다.

주린 배에 담배 한 모금으로 허기를 속일 순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말 그대로 속이는 것이지 허기를 면하게는 못한다. 이미 담배의 독한 냄새가 온 시장에 진동하듯 조작의 퀴퀴한 냄새가 2014년의 대한민국을 오염시키고 있다. 정보기관과 수사기관이 이것을 하지 않고 저것에만 힘을 쏟았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에 대해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국민 앞에 한 점 의혹도 남기지 않도록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참 귀에 인이 박히게 들은 문구다. ‘한 점 의혹 없는 철저한 수사’. 이제는 관용어구가 되다시피 진부해진 이 말을 언제나 새삼스런 느낌으로 들어보려나 싶다.

그래도 다시 한번 황대표의 말처럼 한 점 의혹 없는 철저한 수사를 기대해본다. 이래저래 참 망신스러운 갑오년 3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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