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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꿈이 쪽박으로' 다시 도진 테마주 광풍, 왜?

[조성훈의 테크N스톡] 테마주 아닌 루머주로 고쳐야

조성훈의 테크N스톡 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입력 : 2014.03.15 16:04|조회 : 47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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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왼쪽)과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7일 서울 용산구 국방회관에서 열린 서울시 재향군인회 정기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2014.3.7/뉴스1 ⓒ News1 양동욱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왼쪽)과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7일 서울 용산구 국방회관에서 열린 서울시 재향군인회 정기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2014.3.7/뉴스1 ⓒ News1 양동욱 기자


6·4 지방선거가 불과 석달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테마주 광풍이 재연되고 있습니다. 정치 테마주로 분류된 기업들은 실적과 관계없이 관련 후보의 지지율이나 이슈에 좌우되며 하루에 10%가 넘는 급등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민주당과 통합신당 창당에 합의한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테마주가 대표적입니다. 지난 2일 신당 합의문을 발표하자 다음날부터 주식시장에서 관련주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였습니다. 대표적인 게 다믈멀티미디어 (5,680원 상승10 -0.2%)써니전자 (2,035원 상승10 0.5%) 인데 지난 3일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같은날 안랩 (40,850원 보합0 0.0%)도 8.77%, 링네트도 4.99% 상승했지만 이튿날 차익실현 물량이 쏟아지며 큰 폭의 약세를 기록했습니다.


서울시장 출마에 나선 정몽준 의원 관련주로 꼽히는 현대중공업 (128,500원 상승5000 -3.8%)코엔텍 (7,380원 상승80 1.1%), 현대건설 출신 이내흔씨가 대표인 현대통신 (10,550원 상승200 1.9%)도 정몽준 테마주로 꼽힙니다. 이밖에 박원순 서울시장과, 남경필 경기도지사 예비후보, 오거돈 부산시장 예비후보 등도 각각 테마주를 거느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치테마주는 허상에 불과하고 거품이 꺼지면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실만 안겨준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앞서 지난 2007년 대선당시 이른바 이명박, 박근혜, 이회창, 정동영 등 대선후보들의 테마주들이나, 지난 2012년 박근혜, 안철수, 문재인 테마주들이 그랬습니다.
자료=금융감독원
자료=금융감독원


지난 2012년말 대선을 앞두고 '문재인 테마주'로 꼽혔던 우리들생명과학 (2,465원 보합0 0.0%)우리들제약 (7,160원 상승30 -0.4%)은 각각 3640원과 3400원의 최고가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이들 종목은 1년 뒤인 지난해 12월 20일 현재 각각 388원, 407원으로 폭락했습니다. 하락율은 89.3%, 88%입니다. 최고가에 투자했다고 가정하면 대부분 투자원금조차 회복하지 못하고 쪽박을 찼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테마주는 왜 생겨나게 된 것일까요.

테마주는 사실 업종분석이나 경영지표와 무관하게 특정 정치나 사회, 문화적 요소들이 주가 부양효과를 낼 것이라는 기대감에서 비롯됐습니다. 특히 정치테마주의 경우 특정 기업과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정치인이 당선될 경우나 해당 정치인의 정책이 구체화되면 후광효과를 통해 기업들이 경영적으로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감에서 주가가 부양되는 겁니다.

테마주라는 건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지난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재선 당시 민주당과 공화당 대선후보 지지한 기업의 주가가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몇몇 종목 정도에 불과해 열풍이라고 보긴 어려웠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반면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그 폐혜가 심각합니다. 막연한 기대감에다 한방을 노린 묻지마식 투자관행, 이를 악용한 시세조종세력의 준동까지 가세하기 때문입니다. 언제 어디서든 소식을 주고받고 거래까지 할 수 있는 세계 최고수준의 IT, 트레이딩 인프라도 이를 부추깁니다.

소위 테마주라는 것을 들여다보면 대부분 연결고리가 부실한 경우가 많습니다. 지난 2007년 대선 당시에도 상장사 대표나 친인척이 대선후보와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으면 무조건 주가가 오르는 식의 과열양상을 보였습니다. 심지어 특정 상장사는 아무 이유없이 주가가 급등했는데, 시장에서는 회사 대표가 과거 특정 대선후보와 한 차례 만난 적이 있다는 루머가 고작이었을 정도입니다.

테마주의 말로는 비참합니다. 대부분 주가가 급등 뒤 급락하면서 고점에서 뛰어든 개미들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됩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2012년 6월부터 지난해 12월 20일까지 정치테마주로 알려진 147개(유가증권 38개, 코스닥 109개) 종목의 수익률 흐름을 분석한 결과, 루머에 근거한 주가상승은 결국 거품에 불과했다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등 유력 후보경선과 출마선언이 이어진 같은 해 9월께 최고 62.2%까지 상승했던 정치테마주 수익률은 대선 전날 0.1%까지 폭락했습니다.
조성훈 자본시장팀장
조성훈 자본시장팀장


대선이 끝난 뒤인 지난해 3~5월도 안철수 의원 등 특정 정치인의 정치활동과 연계된 루머가 형성되면서 주가가 요동쳤습니다. 그러나 소재가 사라진 지난해 하반기 이후에는 수익률이 4%에 불과했습니다. 같은기간 코스피, 코스닥 지수의 상승률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입니다.

뿐만 아닙니다. 정치테마주의 상당수에는 시세조종 세력이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지난 2012년 1월 발족한 금융감독원 테마주 특별조사반이 조사한 결과 147개 대선 테마주 중 무려 49개(33.3%) 종목에서 불공정거래혐의가 적발됐습니다. 3개중 1개꼴입니다. 대선 테마주 거래에 관여한 행위자만 47명, 부당이익은 660억원에 달합니다.

금융당국이 투자자들이 테마주에 유의할 것을 주문하는 이유도 그 때문입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투자자들이 한방을 노리고 가격변동성이 큰 소형 종목에 멋모르고 뛰어들었다 종종 낭패를 보곤 한다"고 말했습니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테마주가 판치는 것은 그만큼 우리나라 자본시장이 후진적이고 경박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장기투자보다는 폭탄돌리기식 단기적 투기 거래에 매몰된 투자자들이나 본업에 충실하지 못하고 돈놀이에만 열을 올리는 기업들, 투자자들에게 신뢰할 만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고 수수료 수익만 챙기려는 증권업계 모두 공범입니다.

대통령의 허리수술을 집도한 의사가 창업한 회사라거나 CEO가 유명정치인과 골프 한번 쳤다는 이유로 테마주가 된다면 소가 웃을 일입니다.

테마가 아니라 말그대로 뜬소문, 루머일 뿐입니다. 개미투자자들이 테마주에 투자하면 잠깐 이익은 볼 수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쪽박을 차게 됩니다.

차제에 '테마주'라는 명칭을 '루머주'로 고쳐 경계심을 높여야한다는 당국자의 말을 새겨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조성훈
조성훈 search@mt.co.kr

조성훈 산업2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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