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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태 칼럼]우리가 아는 건 얼마나 적은가

투자의 의미를 찾아서<52>

투자의 의미를 찾아서 머니투데이 박정태 경제칼럼니스트 |입력 : 2014.03.17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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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투자자가 주식시장에서 가장 탁월한 철학자로 통하는 도인을 찾아가 가르침을 청하며 물었다. "선생님, 시장이 어디로 흘러갈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습니다.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알려주십시오."

[박정태 칼럼]우리가 아는 건 얼마나 적은가

주식시장의 도인이 대답했다. "당신이 그 일에 왜 참견을 하는가? 그게 당신의 일인가?" 투자자는 재차 물었다. "선생님, 지금 시장에는 온통 나쁜 뉴스들뿐입니다. 모두가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그러자 도인이 입을 열었다. "나쁜 뉴스든 좋은 뉴스든 그것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만일 이 세상을 관장하시는 분께서 주식시장을 만들어 보내주셨다면, 그 안에서 사고 팔며 울고 웃는 투자자들이 불안해할지 편안해할지 생각하며 난감해 하시겠는가?"

이 이야기는 볼테르의 대표작 '캉디드, 혹은 낙천주의'에 나오는 우화를 필자가 조금 각색한 것인데, 사실 요즘 주식시장 주변 상황을 둘러보면 이 투자자의 말처럼 온통 어두운 소식들뿐이다.

사상 첫 회사채 디폴트와 거래중지 사태까지 빚어진 중국에서는 기업들의 연쇄 부도 공포가 확산되면서 해외자금의 이탈 우려가 고조되고 있고, 신흥국 금융위기 조짐과 더불어 글로벌 경제 불안의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는 이미 예견된 것이지만 막상 테이퍼링이 진행될수록 신흥국의 통화 불안 등 예상치 못했던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국내적으로도 연초부터 공공요금의 무더기 인상으로 인한 물가불안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고, 최근 몇 년 동안 사실상 우리나라의 실물경제를 이끌어온 전자와 자동차 산업 전망도 그리 밝지 않은 편이며, 한국은행 총재 내정자가 발표된 뒤 애널리스트들은금리 인상 가능성을예전보다 더 높게 잡고 있다. 여기에 최근 잇달아 단거리 미사일을 쏘아 올린 북한이 언제 또 핵실험 같은 시한폭탄을 터뜨릴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런 소식들만 모아놓고 보면 참 어떻게 투자를 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다. 그러나 늘 지나고 나서야 깨닫지만 가장 좋았던 기회는 항상 지금이었다. 모든 악재가 다 사라질 때까지 기다렸다가는 좋은 기회도 함께 날아가버린다. 비관적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 매수하라든가, 약세장이 기회를 만들어준다는 시장 격언은 얼마나 많은가.

그런데 이런 격언을 실전에서 활용하려면 무엇보다 사실(팩트)과 판단을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사실을 아무리 정확히 파악하고, 심지어 남들이 모르는 정보까지 확보했다하더라도 이것이 주식시장에서의 성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사실이 무엇을 의미하며, 어떤 영향을 미칠지 냉정하게 판단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 가지 덧붙여야 할 게 있다. 가격과 가치를 혼동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매일매일 변동하는 주가는 사실이다. 이 가격을 지불해야만 주식을 살 수 있고, 주식을 팔려면 이 가격밖에 받을 수 없다. 하지만 가치는 판단이다. 주가는 언제든 오르내릴 수 있지만 가치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 기업의 가치가 하루 이틀 사이에 변하지 않듯이 중요한 투자 판단은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흔들려서는 안 된다.

투자를 한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시장은 늘 불확실하고 위험한데 투자자 입장에서는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투자해야 한다. 예상은 항상 빗나가고 현실은 기대와 어긋난다. 존 메이너드케인스의 말처럼 주식시장은 단기적으로 인기 투표장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기업의 가치를 측정해내는 곳이다.

정말로 우리가 아는 게 얼마나 적은지 깨달을 필요가 있다. 누구도 시장을 다 이해할 수 없고, 리스크를 전부 헤지할 수도 없다.세상에 확실한 시장이란 없다. 가격은 롤러코스터처럼 늘 오르락내리락 하고 투자자는 일희일비하며 불안해 하지만 실은 그게 시장이다. 비관주의자일수록 좀더 가혹하게 느끼고 낙관주의자일수록 좀더 느긋하게 받아들일 수는 있겠지만 시장의 신은 누구에게도 신경 쓰지 않는다.

처음으로 돌아가 투자자의 마지막 질문을 들어보자.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주식시장의 도인은 짤막하게 대답했다. "주둥이를 닥치는 길뿐이네." 그러고는 투자자의 면전에서 쾅하고 문을 닫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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