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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선의 잠금해제]'유쾌한 원순씨'의 한숨

신혜선의 잠금해제 머니투데이 신혜선 정보미디어과학부/문화부 부장 |입력 : 2014.03.21 08:52|조회 : 6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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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선의 잠금해제]'유쾌한 원순씨'의 한숨
"이 신청사만 해도 5000억원 가량 들었어요. 서울시 부채가 2조원되는데 큰 공을 했죠.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는 외관상 모양은 둘째 치고 딱 나오면 '스카이 라인'이…. 솔직히 주변이 민망할 정도입니다. 그런데 어쩌겠습니까. 엎을 수도 없고. 잘 쓰는 수밖에 없어요."

최근 언론사 문화부장 간담회 자리에서 만난 박원순 시장은 '유쾌한 원순씨'답게 밝은 낯빛으로 얘기를 풀어갔지만 옆자리에선 그의 한숨을 몇 번이나 들어야했다.

21일 개관하는 DDP에도 4800억여원이 들어갔다. 그러니 말 그대로 다시 부수고 짓는 일은 불가했다. 그렇다고 아닌 걸 다르게 말할 수도 없다. DDP에 대한 박 시장의 생각은 답답함 그 자체로 와 닿았다.

하지만 최선이 아니면 차선을 만들어야한다. 박 시장으로선 안으로는 내실을 채워 잘 사용하고, 밖으로는 조화로울 수 있는 방향으로 전체 도시를 개선해나가는 중장기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DDP 개원 후 공간 활용 아이디어에는 이런 고민이 담겼다. '간송문화전'을 3년간 상설전시하기로 했다는 건 반가운 소식이다. 청소년들이 교과서에 종이그림으로만 보던 국보를 실제 볼 수 있다. 훈민정음 해례본 등 국보 8점, 보물 3점 등이 일반인에 공개된다. 이밖에 개관에 맞춰 '14회 서울패션위크'도 시작되는 등 다양한 개관전시 프로그램이 준비돼있다.

뭐가 전시가 되건 누가 사용하건 DDP의 1차 숙제는 재정자립이다. 이게 안되면 세금으로 메워야 하니 후유증이 클 수밖에 없다. 서울시도 이 점을 분명히 했다. 내년도 수입 321억원으로 연간 재정자립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박 시장의 더 큰 고민은 다른 곳에 있는 눈치다. 서울시 전체 생태계 속에서 어울리는 DDP가 가능하냐는 점이다. 가능하게 해야 한다는 책임이다.

개원을 하는 마당이지만 내년 한양도성이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되는 상황에서 솔직히 DDP는 맥락이 닿지 않는다. DDP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단순히 건물의 모양이 주는 이질감 때문이 아니라 최소한 동대문 상권과 시민의 생활권 내에 있는 건물로서 역할이 고려됐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하는 이유"와도 같은 연장선상에서 나온 평가다. 서울시가 DDP 개원을 하면서 소상인으로 존재하는 주변 상권과 연계방안을 집중 모색하고 동대문 주변의 '스토리명소'를 발굴, 조성하기 위해 애쓰는 이유다.

박 시장은 "건축은 면모뿐 아니라 궤적을 담고 생태계로 가꿔야한다"며 이것 또한 디자인이라고 강조한다.

박 시장의 견해에서 보면 서울시 신청사 그리고 청계천 입구의 소라기둥(스프링), 청계천을 따라 DDP를 만나기까지 신축된 여러 기업들의 건물들 모두 도시계획의 기본인 주변 환경을 고려한 작품은 아닌 듯하다.

오죽하면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은 페이스북에 "이런 거대 건축물을 지으면서 설계와 공사기간 중에 그녀(설계자 자하 하디드)는 몇 번이나 서울을 방문했었는지 궁금하다"고 냉소적 반응을 보였을까.

호불호는 개인차로 두자. 하지만 함께 사는 도시, 주변과 부조화를 개인의 기호로 설명해서는 안된다. 아무리 뛰어난 디자이너가 설계하고 건축했다고 하더라도 박물관이나 전시장에 전시되는 개인 작품이 아닌 다음에야 목적과 역사성, 주변과 조화가 고려되지 않는다면 이는 훌륭한 작품이 될 수 없다.

언제부턴가 서울에 '랜드마크를 만들자는 구호'가 빈번하다. 청계천을 누비는 중국, 일본 관광객들을 보면 서울 곳곳이 랜드마크로서 가치를 발휘한다고 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랜드마크가 빛나면서 이 도시가 잃고 있는 자원은 없는지 잘 살펴야 한다.

"위대한 도시는 위대한 시민들이 만들고, 문화와 예술 속에서 자기성장을 해야 한다"는 박 시장의 도시 디자인에 대한 견해가 곱씹어지는 때다.

[신혜선의 잠금해제]'유쾌한 원순씨'의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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