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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클릭]KT ENS가 안타까운 이유

현장클릭 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입력 : 2014.03.21 05:01|조회 : 6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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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ENS 연루 3000억 대출 사기'

지난 2월 연일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한 문구다. 어떻게 다수 은행을 상대로 수년 동안 몇 천억원 대출 사기를 벌일 수 있을까라는 의혹이 이어지면서 전 국민의 관심사가 됐다. 잇따르는 보도와 세인들의 관심 속에 KT (29,900원 상승200 0.7%) ENS는 유명세를 탔다. KT ENS는 연간 매출이 약 6000억원 내외로 KT의 자회사 중 10위 안에 꼽히지만 대중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엄밀히 따져보면 KT ENS는 대출 사기의 주체가 아니다. 하지만 한 직원이 연루되면서 '못 믿을 기업'이 됐다. 모회사인 KT까지 나서서 적극 해명했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경찰과 당국의 수사 발표가 늦어지고 대출 사기를 둘러싸고 온갖 설이 제기되면서 KT ENS의 대외 신뢰도는 점점 더 무너졌다. 금융기관들과 책임 소재를 놓고 공방도 오고갔다. 급기야 금융기관들의 상환 압박이 잇달았고 자금 조달이 힘들어지면서 KT ENS는 지난 12일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잘 나가던 회사가 대출사기 연루 보도로 졸지에 나락으로 추락한 셈이다. 사실 KT ENS는 그전까지만 해도 승승장구했다. 국내 뿐 아니라 가봉 정부 통합 네트워크, 루마니아 태양광 발전소 구축 등 해외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갔다. 최근 3년간 이 회사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3%, 906%라는 놀라운 성장세를 과시했다. 지난해에는 'KT네트웍스'에서 'KT ENS'로 사명을 변경하고 네트워크 중심에서 엔지니어링 솔루션 회사로 도약을 선포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채무보증 등 우발채무가 자기자본의 4배가 넘는 약2400억(2013년 9월 기준)으로 애초 위험성이 컸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대출사기 건에 연루되지 않았다면 법정관리로 갈 가능성은 극히 낮았다는 분석이 더 많다. 법정관리의 단초를 제공했던 루마니아 태양광사업 PF(프로젝트파이낸싱)는 안정적으로 자금 회수가 가능한 우량 프로젝트로 평가됐기 때문이다.

이번 대출 사기에 KT ENS의 책임이 없다는 게 아니다. 경찰 수사 결과, 이번 사건에는 KT ENS 협력업체 대표들과 휴대폰 주변기기 유통업자 등 총 16명이 가담했다. 여기에는 KT ENS 직원인 김모씨도 포함돼 있다. 김씨는 5여 년 동안 회사의 법인인감을 몰래 빼내 와 대표이사 명의의 매출채권양도 승낙서 등을 위조했다. 허술한 인감관리가 협력업체들이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셈이다.

다만 직원 한 명의 잘못으로 회사가 법정관리까지 내몰리게 된 상황은 KT ENS입장에서는 억울할 만하다. 가령 은행 직원 한 명이 고객 돈을 수 백억원 횡령해도 은행은 커녕 해당 지점도 큰 타격을 받지 않는 것에 비하면 말이다.

더욱이 이번 대출사기는 금융감독원 직원까지 연루될 정도로 주도면밀하게 이뤄졌다. 현재 금융회사 직원들의 연루 가능성도 배제되지 않고 있다. 대출 과정에서의 허술함도 면밀히 드러났다. 은행들은 대출 과정에서 휴대폰 단말기 취급부서가 아닌 김씨의 매출채권양도승낙서만을 맹신하고 실제 서류와 양식이 다른 점 등도 확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KT ENS 노동조합은 19일 성명서를 내고 "우리 회사가 불법대출을 일으킨 주범인 것처럼 몰아가 400여 직원들 가슴에 상처를 주고 있다"며 하소연한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안타깝지만 이번 일은 직원 한 명의 일탈이 회사의 신뢰도는 물론 존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비싼 수업료를 치룬 만큼 KT그룹 전체의 반면교사가 되길 바란다.

배규민
배규민 bk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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