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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교육보다 노후 준비가 더 급하다

[줄리아 투자노트]

줄리아 투자노트 머니투데이 권성희 부장 |입력 : 2014.03.29 06:30|조회 : 15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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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40대 초반 직장인들과 얘기를 나누다 집이 화제에 올랐다. 한 사람이 전세금이 너무 올라 무려 1억원을 대출 받았다고 말한 것이 시초였다. 그 사람은 아이 학교 때문에 이사를 가지도 못한다며 열심히 직장에 다니는데 저축은커녕 빚만 늘고 있다고 한탄했다. 그러자 다른 사람이 월급 받으면 집과 아이 교육에 다 들어간다며 "집 때문에 받은 대출이 줄어 여유돈이 생겨도 저축을 하는게 아니라 아이 사교육비를 더 늘리게 된다"고 말했다.

그 자리에서 아무도 노후 얘기는 하지 않았다. 노후와 관련해선 그저 어디 아파트가 언젠가는 재건축이 될텐데 가격이 싸니 지금 대출 받아 사놓으면 훗날 돈 걱정을 덜게 되지 않을까 정도의 대화가 오갔을 뿐이다. 그나마 재건축 기대감이 있는 아파트를 사놓아야 훗날 자녀가 자랐을 때 결혼자금이라도 보태줄 수 있지 않겠느냐는 취지였다. 결국 집과 자녀 교육에 대한 화제가 집과 자녀의 결혼 준비자금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나이가 들어 소득이 끊겼을 때 자신의 한몸을 고민하는 얘기는 없었다. 역시 40대 초반에겐 부동산과 자녀 교육이 최대 관심사일 뿐 노후 대비는 뒷전인 것일까.

이런 세태는 지난 2월 말 뉴욕타임즈에 실린 '노후를 위해 먼저 저축하고 자녀 교육은 후순위로 미뤄라'라는 제목의 칼럼과 상반되는 것이다. 이 칼럼은 노후와 자녀 교육을 위해 함께 돈을 모으기는 매우 어렵다며 만약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노후 대비를 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자녀의 대학 등록금은 학자금 대출을 통해 빌릴 수 있지만 노후에 필요한 돈은 빌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칼럼은 자녀 교육보다 노후 대비가 중요하다는 점을 비행기에서 비상사태 발생시 산소 마스크를 쓰는 순서에 비유했다. 비행기가 출발하기 전에 승무원들이 지시하는 비상사태 때 행동 요령에 따르면 자기 산소 마스크를 먼저 쓴 뒤 아이에게 산소 마스크를 씌워줘야 한다. 부모부터 산소 마스크 쓰고 정신을 차려야 아이도 돌볼 수 있다는 의미다.

많은 부모들이 자녀가 학자금 대출로 대학생 때부터 빚을 지는 것을 안타까워하지만 그렇다고 노후 대비보다 자녀 교육에 돈을 우선 배정하면 자신의 노후를 자녀에게 전적으로 부담지우는 결과를 낳게 된다. 찰스 슈왑&컴퍼니의 캐리 슈왑&포메란츠 수석 부사장은 "냉정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자신을 먼저 생각해서 노후 자금부터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투자자문가인 리처드 S. 칼러는 자녀 교육을 포기하기 어렵다면 은퇴자금이 취미생활이나 여행을 위한 것이 아니란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메트라이프 머추어 마켓 인스티튜트 조사 결과 소득이 없는 늙은 부모를 돌보는데 드는 비용이 30만달러(약 3억원)에 달한다고 소개했다. 또 케어플래너스에 따르면 나이 든 부모가 요양원에 들어가거나 간병인을 필요로 하면 비용 부담이 60만달러(6억원)까지 늘어난다고 지적했다.

반면 미국의 대학 등록금은 연평균 2만3000달러로 4년간 10만달러를 넘지 않는다. 한국의 경우 자녀를 미국의 값비싼 사립대학에 보내지 않는 한 대학 등록금은 연간 1000만원, 4년간 대략 4000만원이면 충분하다. 칼러는 "스스로 노후를 대비하지 않은 노부모를 돌보는 것이 자녀들에겐 (학자금 대출보다) 훨씬 더 큰 비용 부담"이라고 말했다.

이제 40대들은 자금 현황을 냉정히 분석해보고 은퇴자금이 얼마나 필요하고 현재 상황에서 얼마나 부족한지 파악해야 한다. 또 현재의 저축 규모로는 은퇴자금이 크게 모자랄 것 같다면 지출을 줄이거나 소득을 늘리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비콘 락 파트너스의 재무설계사인 앤 가르시아는 원점에서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며 정년이 지난 후에도 무슨 일이든 하겠다는 각오로 자녀를 좋은 대학에 보내는데 자금을 우선 배정할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선 자녀 교육비라고 하면 대학 등록금만 고민하면 되지만 한국은 대학 등록금보다 사교육비가 더 큰 부담이다. 이르면 유치원 때부터 시작하는 사교육으로 대학 등록금을 모을 여력조차 없는게 한국의 현실이다. 자신의 노후 대비는 정년에 임박할 때까지 전혀 고려 대상에도 오르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직장을 그만두게 되면 자신도, 자녀도 갑갑할 뿐이다.

소득도 없고 모아 놓은 돈도 없어 자기만 바라보는 늙은 부모 앞에서 다 자란 자녀가 어릴 때 부모가 보내줬던 수학학원과 영어학원, 또는 해외연수를 떠올리며 감사한 마음을 갖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평균수명이 90세에 이른 현실을 똑바로 직시한다면 아이 학원 하나를 끊어버리고 나와 배우자의 노후 대비부터 시작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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