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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세 호텔수리공 '베이징에 집사기' 꿈 이뤄질까?

[송기용의 北京日記]중국 정부, 2억7000만 농민공 달래기 나서

송기용의 北京日記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송기용 특파원 |입력 : 2014.04.03 10:30|조회 : 126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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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공사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한 농민공. 중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일자리를 찾아 농촌에서 도시로 온 농민공은 2억7000만 명에 달한다. 의료,교육,연금 등 각종 복지혜택에서 제외된 농민공의 불평등 문제가 심각한 사회갈등 요인이 되고 있다.
도시 공사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한 농민공. 중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일자리를 찾아 농촌에서 도시로 온 농민공은 2억7000만 명에 달한다. 의료,교육,연금 등 각종 복지혜택에서 제외된 농민공의 불평등 문제가 심각한 사회갈등 요인이 되고 있다.
농민공이 중국 베이징에서 자신의 주택을 산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까? 호텔 수리공으로 일하는 쟈오(趙·48)씨의 동료들은 내 집을 마련하겠다는 그의 꿈을 듣자마자 일제히 비웃으면서 욕심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쟈오씨는 자신의 계획이 결코 과장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베이징 근교 옌쟈오의 주택 평균가격은 평방미터당 9000위안(한화 약 153만 원), 좀 싸게 구입하면 8000위안 정도다. 40평방미터의 소형주택을 산다면, 대략 30만 위안(5100만 원) 가량이면 살 수 있다. "돈을 몇 년 더 모으고 대출도 받으면 가능하지 않을까?"

일평생 꿈이었던 내집 마련을 위해 가계부를 작성하는 게 즐거움이라는 쟈오씨. 오늘도 밤늦은 시간에 잠을 미룬 채 가계부를 정리하는 그에게 아내는 "쓸데없는 짓 하지 말라"고 타박을 준다.

농민공 중에 쟈오씨 가족의 수입은 좋은 편이다. 그는 호텔에서 수리공으로 일하면서부터 3400 위안(58만 원)의 고정급을 받는다. 건축현장에서 막노동을 할 때 몇 달을 일하고 몇 달을 쉬던 것과는 비교할 수 없다.

아내도 운 좋게 부유한 가정에 입주 가정부로 들어가서 한 달에 3000 위안(51만 원)을 받고 있다. 남의 집 살이가 마음 편한 것만은 아니지만 자동차 세차, 야채가게 직원 등 험한 일을 하면서도 2000 위안 이상을 벌지 못하던 때를 생각하면 고마울 따름이다.

무엇보다 최근 대학을 졸업하고 사무직으로 취업한 외아들이 쟈오씨의 마음을 든든하게 한다. 하늘의 별따기라는 취업난을 뚫고 취직한 아들은 한 달에 4000위안(68만 원)의 월급을 받는다.

전체 가족의 월수입을 합하면 1만 위안 가량 되는데, 절약하면 1년에 7-8만 위안을 저축할 수 있다. "앞으로 3년 안에 꼭, 평생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한 내 집을 마련하겠다"고 쟈오씨는 오늘도 다짐한다.

그날을 위해서는 지금까지처럼 앞으로도 몇 년간 떨어져 살아야 한다. 현재 쟈오씨는 4명이 함께 쓰는 기숙사, 아내는 입주 가정, 아들은 두 명이 간신히 발 뻗고 누울 수 있는 월세 1200 위안짜리 방에서 친구와 산다.

돈을 아끼려고 2,3 달에 한 번 만나 길거리 점포에서 싸구려 저녁 식사를 하는데, 아내는 헤어질 때마다 눈물을 흘린다. "언젠가는 우리 집 쇼파에 앉아서 티브이를 보며 수다 떠는 날이 올 거야"라고 위로하지만 쟈오씨도 처량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산둥성의 한 농촌에서 일자리를 찾아 베이징으로 온지 7년 됐다는 쟈오씨 가족은 2억7000만 명으로 추산되는 전체 농민공 가운데 그나마 행복한 사례다. 중국 인력자원사회보장부 발표에 따르면 농민공의 월 평균 수입은 2609위안(약 44만 원). 후커우(호적) 없이 불법적으로 도시에 체류하는 만큼 의료보험과 연금, 자녀교육 등 각종 사회보장을 받을 수 없는 농민공에게 내 집 마련은 꿈도 꿀 수 없는 일이다.

농민공은 소수민족과 함께 중국 사회가 안고 있는 최대 불안요인으로 꼽힌다. 강압적 통치에 맞서 최근 쿤밍에서 칼부림 테러를 벌인 위구르족처럼 사회적 불평등에 시달리는 농민공의 불만이 언제 터져 나올지 모를 일이다.

위기의식을 느낀 중국 정부도 2020년까지 1억 명의 농민을 도시로 편입시켜 도시민과 동등한 복지혜택을 주겠다고 발표하는 등 농민공 달래기에 나섰다. 하지만 도시 후커우를 받는다고 과연 농민공의 삶이 개선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베이징에서 산 지 7년이 지났지만 한 번도 베이징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아 본 적은 없어요. 내 집을 사고 나면 나도 베이징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쟈오씨의 꿈은 이뤄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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