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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나 잘해!" 하겠거든…

[김재동의 틱, 택, 톡]

김재동의 틱, 택, 톡 머니투데이 김재동 기자 |입력 : 2014.04.05 08:40|조회 : 57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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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새정치연합 공동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안철수 새정치연합 공동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너나 잘해!”
2일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터져나온 일갈이다. 이날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연설을 하던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를 향해 이처럼 고함쳤다.

사건의 개요는 이렇다. 하루 전인 1일 최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을 대신해 ‘기초공천 폐지’대선공약의 파기에 대해 사과를 했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최원내대표를 겨냥해 “기득권 내려놓기의 상징이었던, 기초공천 폐지 공약은 어떻게 됐습니까? 왜 대선공약 폐기를 여당의 원내대표께서 대신 사과하시는지요. 충정이십니까, 월권이십니까?”라고 지적했고 이에 대해 최 원내대표가 “너나 잘해!”라고 반응한 것이다. 그래서 국회는 또 시끄러워졌다.

국회 시끄러운건 그렇다 치자. “너나 잘해”란 짧은 문장이 귀에 착, 혀에 착 감긴다. 이 문장은 “남 탓 하기전에”, “남 신경쓰지 말고”, “남이 뭐라든”, “남은 그렇다치고” 따위의 생략된 의미를 함축하고있다. 혹은 “나는 잘하고 있다” “너만 잘하면 된다”는 의미도 유추된다. 더불어 “뭐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네게 그런 말을 들을 정도는 아니다” 그래서 “네 말은 귀에 안들어온다. 왜냐하면 네가 결코 잘하고있지 않기 때문이다.”는 의미까지도 확대될 수 있다. 이렇게 이 말은 “됐거든!”하는 불신과 불통을 근저에 깔고 있다.

이 말이 귀에 착 감기는 것은 영화 ‘친절한 금자씨’ 때문일 수 있다. 이 영화속 ‘금자’ 이영애가 “너나 잘하세요”라고 말한 후 항간에 유행처럼 번졌던 말이기 때문이다. 거기에 더해 나도 엔간히 불신에 중독돼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실제로 누군가의 죄를 단죄한다는 검찰이 조작된 증거를 들이댈 때 “너나 잘해!” 외치고 싶었고 누군가의 죄를 판단해 형을 내리는 법원이 끗발있는 인물에게 일당 5억원의 노역형을 선고했다는 보도를 접했을 때도 “너나 잘해!” 외치고 싶었다. 정치판에서도 이 당이 저 당보고 “니네 왜 그러니?” 욕하는 걸 보면 “너나 잘하셔”하고 싶어 혀가 근질거린다.

지난 1일 방송된 SBS '심장이 뛴다'에서는 두 달된 아기와 엄마를 구한 굴삭기 영웅의 사연이 소개됐었다고 한다. 이들은 집에 불이나 위태로운 처지의 모자를 굴삭기를 이용해 창문으로 구조해냈고 119가 왔을 때 홀연히 사라졌다고 했다. 제작진이 어렵게 이들을 수배해 통화를 했을 때 이들은 “아기 괜찮냐”며 안부를 묻고 “살다보면 이런 일 저런 일 다있다”며 피해자를 위로했다고 한다.

최경환 원내대표의 “너나 잘해”기사와 함께 2일에서야 이 사연을 접하며 이들이라면 “너나 잘해” 외칠만 하지 않겠나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에게 “너나 잘해!” 하겠거든 나는 잘하고 있어야 되지 않겠는가.

이날 안철수 대표가 밝힌 바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9년째 OECD 최고의 자살국가이고 또 10년째 OECD 최고의 저출산국가다. 가계부채 총액이 1,000조원을 돌파했고 평균 임금 142만원에 불과한 비정규직이 8백만 명에 이르고 청년 실업률은 14년 만에 두 자릿수를 넘어섰다. 그의 말처럼 2014년 대한민국의 우울한 자화상이다. 이 우울한 2014년의 대한민국에서 팍팍한 현실을 힘겹게 버텨내고 있는 대다수 국민들의 원성은 세칭 사회지도층을 향하고 있다. 2014년 대한민국에서 “너나 잘하세요”라는 타박을 들어 마땅한 사람들은 행정, 입법, 사법부에 거대왈 몰려있지 않나 싶다. 그러니 좀 잘해야될텐데 “나는 이렇게 저렇게 잘하고 있는데 쟤때문에”하고 견강부회나 하고들 있으니..

꽃이랑 함께 잎도 덩달아 피어나는 심란한 봄이다. 심란해선지 입도 근질근질하다. 그런 김에 한마디 해본다. “제발 덕분 여러분이나 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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