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마켓 '간편결제' 액티브X·공인인증 대안 뜬다

오픈마켓 업체들이 기존 카드사와 통신사 중심의 온라인 결제시스템을 바꾸려는 발상의 전환을 속속 시도하고 있다. 액티브X(Active X)와 공인인증서를 내세운 기존의 결제시스템이 아니라 결제 정보를 한번만 등록하면 이후 원클릭으로 결제가 가능한 '간편결제'를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카드사와 통신사가 온라인 결제시장을 주도한 것은 보안을 이유로 결제정보를 카드사가 독점했고, 이 결제정보가 통신사 통신망을 통해서만 활용됐기 때문이다. 사실상 온라인 결제과정에 유통업체가 관여할 여지가 거의 없었다.

그러나 편리함과 보안 자신감을 무기로 한 간편결제는 '갈라파라고스 규제'에 발목이 잡힌 기존 결제시스템을 빠르게 대체할 전망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픈마켓 옥션과 G마켓은 지난주부터 모바일 쇼핑 시 간편결제가 가능한 '스마일페이(SmilePay)' 서비스를 시작했다. 스마일페이는 최초 결제 시 카드번호를 한 번만 입력하면 이후 휴대폰 인증만으로 신속하고 편리한 결제가 가능하다.

매번 구매 시마다 필요했던 카드 번호 입력이나 번거로운 본인 인증을 휴대폰 SMS(단문메시지)로 받은 인증번호로 한 번에 대체하기 때문이다. 보안과 광고를 위해 겹겹이 뜨는 팝업창도 없어 더 빠른 결제가 가능하다. 카드정보 등이 최초 1회 결제 이후에는 결제 시마다 재전송되지 않아 보안 위험도 더 낮췄다는 평가다. 30만원 이상 결제 시에는 공인인증서가 필요하지만 관련 정보를 사전에 입력해두면 비밀번호 입력만으로 간단히 결제가 이뤄진다.


SK플래닛이 개발한 '페이핀'으로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 중인 11번가도 최근 카드결제는 물론 '실시간 계좌이체'에까지 페이핀이 가능하도록 바꿨다. 자유입출금 계좌를 보유한 고객이 자신의 계좌를 페이핀에 등록하고 선택해서 사용하면 된다.

최초 구매시 계좌 정보를 입력해 놓으면 이후 구매 시에는 페이핀 비밀번호와 결제인증번호, 계좌 비밀번호 입력만으로 결제가 가능하다. 결제 시 마다 은행을 선택하고 계좌번호, 주민등록번호, 보안카드번호 등을 일일이 입력해야 했던 번거로움이 없다.

이러한 간편결제 서비스는 이베이나 아마존 등 해외 유명 오픈마켓에서 이미 보편화한 서비스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액티브X와 공인인증서 의무사용이라는 규제 탓에 간편결제가 힘들었다. 특히 신용카드와 통신사를 중심으로 결제시스템을 구축돼 있어 유통업체들이 고객중심 결제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복잡한 결제정보의 반복 입력이 필요 없는 간편결제는 화면크기가 작은 모바일에서 더 큰 위력을 발휘한다. 상품 선택 후 결제까지 2~3단계만 거치면 되기 때문이다. 실제 11번가는 페이핀 도입이후 월평균 이용 고객이 4배 이상 늘었고, 평균 거래량은 2배 이상 증가했다.

간편결제 서비스가 액티브X와 공인인증서 이후 새로운 인터넷 쇼핑 결제의 대안이 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공인인증서가 필요 없는 30만원이하 결제에서 이미 안전성은 충분히 검증된 상태다. 따라서 액티브X와 공인인증서 관련 규제가 폐지될 경우 간편결제는 기술적으로도 결제시장을 대체할 수 있다.

간편결제 서비스는 기존 신용카드사, 통신사 중심이었던 온라인 결제시장의 주도권을 오픈마켓 중심으로 재편할 전망이다. 미국 이베이의 경우 온라인 매출의 40%가 자회사인 페이팔의 간편결제 '수수료'에서 발생할 정도다. 미국의 이런 온라인들은 이미 신용카드사의 영향력에서 벗어난 지 오래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적으로는 간편결제만으로도 액티브X와 공인인증서의 대체가 가능하다"며 "전자상거래 시 공인인증서 의무사용이 폐지되면 결제업체가 보안 책임을 지는 대신 고객 편의성이 뛰어난 간편결제가 온라인몰의 대세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