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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 대기업 입사했지만…'산 넘어 산'

[직딩블루스]입사 후 '부서배치' 관문…불만 품고 퇴사하기도

직딩블루스 머니투데이 미래연구소 방윤영 인턴기자 |입력 : 2014.04.13 06:30|조회 : 86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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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김현정 디자이너
/그림=김현정 디자이너
A씨는 최근 국내 최고의 대기업에 당당히 입사했다. 남들은 이제 취직 고민은 없겠다며 모두들 부러워하지만 A씨의 속마음은 편하지 않다. 왜냐하면 또 다른 관문인 '부서배치' 때문이다.

A씨가 연수기간이 끝난 뒤 배치 받은 부서는 자신의 전공과 거리가 먼 업무를 담당하는 곳이었다. 모두 자기가 원하는 부서에 들어갈 수가 있는 건 아니라는 걸 십분 이해하면서도 A씨가 내심 섭섭한 이유는 애초 지원했던 직군이 예상했던 것과 전혀 달랐기 때문이다.

A씨는 채용설명회 당시 인사 관계자가 자신의 전공을 물으면서 특정 직군에 부합할 것 같다고 추천해줘 그쪽으로 지원했다. 신기술 연구‧개발과 관련된 전공을 공부한 A씨는 당연히 해당 직무가 이와 관련될 거라 여겼지만 실상을 알고 보니 전혀 딴판이었다. 해당 직무는 현장에서 불량을 줄이기 위해 기기를 설비‧개선하는 일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연수 기간에 만난 선배에게 "직군을 잘못 선택한 것 같다"는 말을 들으니 더 속이 상했다.

A씨는 지원자들이 실상을 알면 지원하지 않을 게 뻔하니 인사 담당자들이 제대로 부서 정보를 전달하지 않은 것 아닌가 하는 의심도 품었다. 심지어 자신이 배치 받은 부서가 이번에 처음 만들어진 직군이라 자신이 시범타자가 된 것 같은 느낌도 불쑥 들었다.

부서배치 결과를 두고 불만을 가진 사람은 A씨뿐만이 아니었다. 자신과 같은 직군에 지원한 동기들 대부분이 인사 관계자의 말만 듣고 지원했다가 낭패를 봤다고 투덜거렸다. 개중에는 다른 대기업에서 근무하다 부서배치에 불만을 품고 퇴사한 뒤 이 회사에 지원한 동기들도 있었다. 이들은 또다시 퇴사할 수도 없고 아주 난감한 상황에 빠져 있다.

대기업에 입사한 기쁨도 잠시, 연수 기간이 끝난 뒤 결정되는 부서배치는 신입사원들에게 또 다른 관문이다. 공채 때 특정 직군별로 지원받아 신입을 뽑지만 2~3개월의 연수기간이 끝나면 근무할 부서가 결정된다. 이 과정에서 회사 사정에 따라 지원하지 않은 다른 부서로 배치되는 일이 허다하다. 특정 직군에 지원했다고 해서 모두 해당 부서에 배치되는 것도 아니다.

물론 소망하는 부서에 들어갈 기회도 있었다. 연수 기간 중 몇 차례 인사 관계자와 면담을 갖는데, 이 때 자신이 특정 부서와 관련 있다는 점을 잘 어필하면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이다. 그래서 다들 근무환경이 좋다고 소문난 'B부서'에 들어가고 싶어 안달이 나 있었다. B부서는 회사를 이끌어가는 핵심 부서로, 박사급 인력이 많아 배울 점이 많다. 또 출퇴근 시간이 보장된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이것도 쉽지 않았다. B부서에 ‘합격’한 동기들의 면면을 살펴보니 뚜렷한 공통점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석사 출신도 있고 명문대 출신도 있다. 어떤 사람은 유명 학술지에 논문이 실리기도 한 실력자다. 그렇다고 모두 석·박사급은 아니다. A씨를 비롯한 일반 학부 출신도 다수 포함됐다. 모두들 어떤 자격이나 요건을 갖춰야 B부서에 배치될 수 있는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게다가 어떤 동기는 'B부서가 아니면 안된다'고 강하게 어필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아 결국 사표를 내기까지 했다. 석사 출신에 B부서에서 인턴도 했는데도 합격하지 못한 것이다.

부서배치에 대한 기준이나 가이드라인을 알 수 없다보니 신입사원들 입장에서는 답답한 마음이 앞선다. 혹시 가점을 받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연수 기간 중 밤새 시험공부를 하고 선배들의 강연 내용을 꼼꼼히 적어 면담을 준비했지만 모두 부질없는 것이 돼버렸기 때문이다.

A씨는 소위 '운발'이 부족해 원하는 부서로 배치 받지 못한 게 아닌가 속으로만 생각하고 있다. 입 밖으로 얘기했다간 '대기업에 취직했으면 됐지 배부른 소리하느냐', '원래 위에서 시키는 대로 하는 거다'라는 이야기를 들을 게 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왕 들어왔으니 좀 더 좋은 부서, 적성에 맞는 부서에 들어가고 싶은 것은 당연지사 아닌가.

그래도 A씨는 대기업에 들어온 것 자체에 감사하며 일하기로 작정했다. 뒤도 안 돌아보고 사표를 던진 석사 출신 동기와는 사정이 달랐다. 기껏해야 학사 출신인 A씨가 엄동설한 같은 현재의 경제상황에서 사표를 내고 나간다한들 다른 곳에 취직할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

다행히 A씨는 부서를 옮길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배치된 부서로 가니 선배가 'A씨의 전공은 이쪽 일과 안 맞는 것 같다'며 'C부서'로 옮기라고 권했기 때문이다. 선배들과의 긴 면담을 통해 일단 C부서에서 일하면서 6개월 뒤에 최종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 A씨는 한 가닥 희망을 얻었다는 생각에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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