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보다 장사 잘했다"…협력사 비법은?

　국내 대표기업 삼성전자 (79,600원 ▲700 +0.89%)의 협력사들 중 삼성전자보다 높은 이익률을 기록한 기업들은 어떤 비법을 갖고 있을까. 수요기업과 공급기업의 이익격차와 관련해 일부 논란이 제기된 가운데 업계 전문가들은 공급업체가 독보적 기술력을 확보하고 다양한 수요처를 갖고 있다면 높은 이익률을 얻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14일 머니투데이가 2013년 사업보고서나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삼성전자 협력사(3월 결산법인 포함) 138개 중 이 회사보다 영업이익률이 높은 상위 10개사를 분석한 결과 이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19.4%로 삼성전자의 16.1%보다 3.3%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 대부분은 각각 해당분야에서 탁월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우수한 기술력을 인정받아 '높은 값'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률 28.7%로 가장 높은 유진테크 (51,200원 ▼900 -1.73%)는 반도체 전공정에 사용되는 저압화학기상증착장치분야에서 경쟁력을 높인 것이 수익성을 확보하는 데 기여했다. 특히 이 회사는 다양한 고객층을 확보한 것이 경쟁력의 원천으로 자리잡았다.

삼성전자의 협력사이기도 하지만 SK하이닉스 협력사로 출발한 유진테크는 2003년 미국시장에 진출한 데 이어 2005년 대만 반도체업체들에 장비를 납품하는 등 고객층을 다양화했다. 이를 기반으로 2007년 삼성전자 비메모리용 장비시장을 뚫었고 2008년에는 플라스마 장비를 독자적으로 개발했다.


지난해에는 포브스가 아시아 상장기업 1만5000곳을 대상으로 매출 및 성장성과 영업활동, 기업준법성 등을 참고해 선정한 '아시아·태평양지역 유망중소기업 200'에 이름을 올렸다.

영업이익률 2위 인창전자는 자동온도조절기분야의 국내 1위이자 이어폰 부품에서는 세계 넘버1에 오른 높은 기술력과 독창성을 인정받은 기업이다. 세계시장에서 넘볼 수 없는 기술력이 삼성전자보다 높은 이익률을 얻은 비결이다.

당초 대덕GDS와 일본 히로세전기가 50대50 합작으로 설립한 히로세코리아는 20년간 커넥터기술분야에서 높은 성과를 올린 기업으로, 지난해 '수출 2억달러탑'을 받기도 했다. 이 회사는 꾸준한 기술개발로 스마트폰의 카드 커넥터인 'DM3NS-SF-PEJ'를 히트시켰다.

또 플렉서블 케이블용 커넥터인 'TF24R-14S-1SH' 등을 개발해 특허 12건, 실용신안 6건, 등록디자인 33건을 특허청에 등록해 지식재산권을 보유한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삼성전자, LG전자, 중국·일본기업들을 주요 고객사로 확보한 것이 이익률을 높인 원동력이다.

이오테크닉스 (246,000원 ▲2,000 +0.82%)는 반도체 레이저마커와 레이저 응응기기 제조 전문기업으로 레이저마커시장에서 국내시장 점유율이 95%로 독보적이다. 해외시장에서도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시장의 50%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경쟁력이 높다.

프렉스에어코리아(옛 유니온가스)는 미국 프렉스에어(옛 유니온카바이드)의 자본과 기술을 도입, 설립됐으며 1975년 대규모 액화공기 분리공장을 창원공단에 가동한 국내 최초 산업용가스 생산업체다.

이 회사의 주요 제품은 산소, 질소, 알곤, 탄산가스 등 일반가스는 물론 헬륨, 수소, 고순도 순수가스, 반도체용 특수가스 및 혼합가스 등 각종 산업용 가스다. 95년 5월 국내 산업용 가스업체 중 최초로 ISO 9002/KSA 9002 인증을 획득한 이 분야의 독보적 기업이다.

이밖에 에어프로덕츠코리아는 일본 나니와산소㈜와 에어프로덕츠앤케미칼이 합작한 회사로 국내 최대 산업용 가스업체고 삼영순화는 미쓰비시가스화학과 한솔케미칼이 합작, 국내 초고순도 과산화수소수시장의 70%를 점유했다.

또 뉴파워프라즈마는 세계 두 번째로 프라스마발생기(RFG)를 개발, 대한민국 10대 기술 선정 및 세계 일류상품 생산기업으로 지정된 업체다. 반도체 전공정 및 패키징 장비업체 피에스케이도 드라이스트립(Dry Strip)장비분야 국내 1위로 세계시장의 19%를 차지한 기업이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 관계자는 "어떤 기업이든 높은 이익률을 올리는 회사는 다양한 고객사를 확보할 수 있는 독보적이면서 높은 기술경쟁력을 가진 점이 공통된 특징"이라고 말했다. 범용화된 기술의 경쟁제품이 있거나 한 수요기업에만 의존해서는 높은 수익률을 확보하기 힘들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