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조정기에 눈 돌릴 곳은 '유럽'"

대신증권은 미국 증시가 조정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유럽이 대안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高)주가수익비율(PER)주 중심의 조정이 이뤄지고 있는 미국 시장과 달리 유럽 증시는 경기순환주 중심의 안정적인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15일 한국거래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미국과 유럽 증시는 동반 상승했지만 상승 동력은 달랐다"며 "이익성장 논리가 지배한 미국과 달리 유럽은 경기순환 논리가 작동했다는 측면에서 유럽이 미국 증시 조정기의 제1 대안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글로벌 자금이 40주 연속 순유입되고 있는 서유럽 증시는 올 들어 자동차, 운송, 부동산, 은행 등 경기순환 섹터가 크게 오르면서 선진국 중 양호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오 연구원은 "유럽 증시 상승률 상위 20개 종목에 스카니아, 푸조, 피아트, 발레오, 르노 등 자동차 종목이 다수 포진돼있다"며 "은행업종도 7개 종목으로 가장 많았는데 이탈리아 은행이 4개나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나타고 있는 밸류에이션 부담이 서유럽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작년부터 유럽에서는 가치주가, 미국에서는 성장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오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의 강세 업종이 다른 이유는 경기사이클 차이에 근거한다"며 "미국은 정상화를 목전에 두고 있는 반면 유럽은 침체에서 회복으로 진입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서로 다른 주도주 스타일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럽 중앙은행이 2분기 중 유럽판 양적완화를 선언하면 유럽발 경기순환의 힘으로 인한 가치주 상승이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국가별로는 이탈리아를 비롯한 남유럽 국가의 선전을 예견했다. 2007년 국가별 증시고점을 100으로 설정했을 때 미국은 이미 고점을 넘어섰지만 독일은 90, 프랑스는 80, 이탈리아는 52 준에 머물고 있다는 분석이다.

오 연구원은 "이탈리아를 비롯한 남유럽 국가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2007년 고점과 비교해 아직도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며 "경기순환과 가격매력 측면에서 미국 증시 조정의 제1 대안이 될 수 있는 이유"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