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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삼성 사장을 부러워해야 할까

성화용의인사이드 머니투데이 성화용 더벨 편집국장 |입력 : 2014.04.16 08:00|조회 : 24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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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제국에서는 군인들에게 소금을 급여로 지급했던 기록이 있다. 급여를 뜻하는 영어의 '샐러리(salary)'는 병사들에게 주는 소금인 '살라리움(salarium)'에서 온 말이라고 한다. 소금이 화폐의 대용으로 쓰일 만큼 귀하던 시대의 얘기지만, 소금이 갖는 상징성에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없으면 죽지만, 무제한 받을 수도, 소유할 수도 없다. 급여란 오래 전부터 그런 의미가 담겨 있는 단어일 것이다. 노동을 통해 정기적으로 지급받는, 생존과 생활을 위해 꼭 필요한 자원.

그래서 60억원이 넘는 삼성전자 CEO들의 연봉은 좀체 비현실적이다. 도대체 월급쟁이가 그렇게받아서 뭐에 쓴다는 말인가. 현실의 즉물적 가치로만 따질 때, 과연 6억원의 연봉과 60억원의 연봉은 큰 차이가 있을까.

사실 대기업 CEO쯤 되면 이 정도 돈을 쓸 수가 없다. 시간도 없고 정신적인 여유도 없다. 스포츠카나 미술품에 열광하는 콜렉터라면 모르겠으나, 그건 오너들만의 취미다. 삼성의 월급쟁이 사장은 24시간을 근무한다. 적어도 그렇게 보인다. 아침 6시30분이 삼성 임원들의 출근 시간이다. 여기에 맞추려면 운동할 시간도 없다. 회의와 결재로 정신 없는 오전 시간을 보낸다. 전날 음주가 과하면 오후 내내 멍한 상태. 보고, 미팅, 행사로 30분 단위 시간을 쪼개 쓴 후 다시 외부와의 저녁 약속. 마치고 귀가하면 다시 수면. 이쯤 되면 잠을 자는 것도 노동이다. 주말에도 쉬는 경우가 거의 없다. 심지어 샤워할 때도 휴대전화를 들고 들어간다. 방수기능이 부가된 '갤럭시 S5'는 삼성 사장들과 박근혜 정부 장관들의 요구가 반영된 것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노후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재력을 부러워해야 할까. 사실 퇴직 후 먹고 사는 문제는 '전무'까지만 하면 충분해 보인다. 그것도 그동안 먹고 살던 대로 호의호식하려니 고민이지, 욕심만 줄이면 전무까지도 필요 없다. 사장단 평균 연령이 58~59세다. 인생 황혼에 접근해 가는 60 전후의 이들에게 행복한 삶은 무엇일까. 24시간 노동과 바꿔야 할 정도로 급여가 중요한 걸까.

연봉 1억원의 부장 시절로 돌아가 보자. 아마도 급여가 최고의 효용을 주던 시절이었을 것이다. 여기서 잘하면 임원 승진과 함께 많은 것이 달라진다. 의욕과 동기가 최고조에 달하는 시기다. 그러다가 점차 급여 인상에 따른 한계 효용은 떨어지기 시작한다. 상무보, 상무, 전무를 거치면서 자식들도 성인이 되고 생존을 위한 지출이 오히려 적어진다. 이미 집도 한 채 있고, 먹고 쓰는 건 회사를 통해 거의 해결된다. 돈을 쓸 시간은 갈수록 줄어든다. 직급이 올라가면 호사를 누리는 건 '마누라' 뿐이라는 자조가 나온다. 부사장 까지는 시켜주면 어떻게든 해보겠는데, 아무리 돈을 많이 줘도 사장은 못할 것 같다는 얘기도 들었다. 옆에서 지켜보니, 그렇게는 도저히 못 살겠더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천문학적 급여는 당사자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 것일까. 아마도 '자본의 계급장' 쯤 되지 않을까 싶다. 쓸 수도 없고, 쓸 필요도 없는, 하나의 상징. 비교될 때만 필요한, 그러나 비교 후에는 늘 찜찜함과 회의가 남는 비현실적 가치. 때로 명예와 치환되기도 하지만, 의식하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무겁고 버겁다. 꼭 원하느냐고 묻는다면 고개를 저을 가능성이 높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수도 없다.

그래도 삼성 사장의 수십억 연봉을 부러워해야 할까. 회사에 피와 살과 영혼이 모두 종속된 이들이 그 대가로 받는 형이상의 계급장을 질시할 필요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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