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까지 시행 유예?" 중기 근로시간 단축 피해 대책 마련 '촉각'

중소기업계가 근로시간 단축의 단계적 시행 등 피해 대책 마련이 진통을 겪으면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피해 대책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노동계와 야당이 노동현안에 대한 '패키지 딜(일괄 타결)'을 요구하고 있어서다.


15일 중기업계에 따르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산하 노사정 사회적 촉진을 위한 소위원회(노사정 소위)가 오는 17일 최종 대표단 회의를 개최키로 한 가운데 중소기업중앙회는 최종 대표단 회의에서 근로시간 단축 유예를 반드시 관철시킨다는 입장이다.

이미 중기중앙회는 근로시간 단축이 기업 규모별로 2017년부터 2024년까지 7년 간 단계적으로 시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행 시기를 1000명(2017년)과 300인(2018년), 100인(2020년), 50명(2022년), 20명(2023년), 5명(2024년) 이상으로 세분화야 한다는 것이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뿌리산업 등 중소기업이 인력난과 인건비 부담이 가중돼 존립 자체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근로시간 단축의 단계적 시행을 통해 중소기업의 충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논리다. 중소기업중앙회 전현호 인력정책실장은 "영세 중소기업의 경우 만성적인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는데다 인건비 부담까지 가중되면 상당수가 공장 가동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치권의 아무런 안전장치 없는 근로시간 단축은 직무유기"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런대도 피해 대책 마련은 계속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노동계는 물론 야당에서 근로시간 단축은 물론 통상임금 확대를 포함한 노동법 등 노동 현안의 '패키지 딜' 요구 방침을 철회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노사정 소위에서 피해 대책 논의가 우선순위에서 밀리면서 계속 표류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노사정 소위의 피해 대책 마련 여부는 물론 수위가 노동법이 아닌 다른 노동 현안의 합의 여부에 달려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노사정 소위 관계자는 "소위가 오는 17일 노사(노정) 관계 개선이나 정리해고 남용 방지 등에서 타협을 이룰 경우 경영계의 피해 대책 요구가 상당부분 반영될 수도 있다"며 "반대로 타협에 실패하면 다시 노동 현안에 대한 합의안 도출에 실패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사정 소위가 다른 노동 현안과 별개로 피해 대책 마련에 합의를 이끌어낼 가능성도 제기된다. 경영계와 노동계가 중소기업 피해를 감안해 대승적인 차원에서 기존 입장에서 한 발씩 물러설 수 있다는 게 이유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경영계는 물론 정부와 정치권에서도 근로시간 단축 시 중소기업의 피해 우려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소위가 큰 틀에서 피해 대책 마련에 합의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4일 노사정 소위는 대표단 회의에서 활동 만료 기한을 15일에서 오는 17일로 연장키로 했다. 이에 따라, 17일 최종 대표단 회의를 개최해 다시 노동현안에 대한 최종 합의안을 도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