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하는 여객선 "움직이지 말라" 경고방송, 최선의 선택?

머니투데이

황보람 기자

진도 여객선 침몰 당시 사진. (서해지방해양경찰청 제공) 2014.4.16 /사진=뉴스1 제공

16일 오전 전남 진도 해상에서 6852톤급 여객선 세월(SEWOL)호가 침몰해 오후 2시 30분 현재 탑승자 477명 가운데 2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해양경찰청은 368명을 구조하고 나머지 107명은 구조중이라고 밝혔다.

사고 당시 배에는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난 경기 안산 단원고등학교 2학년 학생 325명과 승무원 26명이 탑승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 구조되지 못한 인원은 선체에 갇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에서는 침몰 초기 "움직이지 말라"는 경고 방송 때문에 탑승자들이 오히려 적절히 대피하지 못하고 배에 갇힌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날 사고 현장에는 민간 어선 100여척이 구조 활동에 참여하고 있었다. 만약 탑승객들이 바다에 뛰어 들었다면 구조가 어렵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당시 바다 속에서 구조를 기다린 인원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진도군 조도면 박종득 면장은 "조도 인근 어선 100여척이 자율적으로 구호 활동에 참여했다"며 "구명 조끼를 입고 바다에 빠진 상태에 사람은 없었고 모두 선실에 있었다"고 말했다. 선실에서 탈출해 바다 위에 떠 있는 상태였다면 민간 어선 등이 충분히 구조할 수 있었다는 게 박 면장의 설명이다.

박 면장은 "선원 입장에서는 승객들이 움직이면 무게 중심을 옮겨져 더 위험해 질 수 있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며 "배 위쪽으로 사람들이 쏠리면 더 급히 기울어 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구조되지 못한 사람들은 배 안에 갇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배에 물이 가득 차 수압이 올라갈 경우 문을 열고 나와 입구로 이동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말이다.

박 면장에 따르면 현재 구조된 인원 가운데 선원들은 파악되지 않았다. 박 면장은 "선원이 구조되지 못했다면 배 아래층에서 끝까지 구조활동을 하다 갇혔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침몰한 여객기는 안개 탓에 암초에 부딪혀 배에 구멍이 나면서 침몰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때문에 여객선이 기존 항로가 아닌 가까운 바닷길로 항해를 하다 암초에 부딪혀 사고가 났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박 면장은 "항로가 섬 뒤쪽인 먼바다 인데 섬 안쪽으로 들어왔다는 말이 있다"며 "항로를 벗어났는지 여부는 해운사에 기존 항로와 비교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고 여객선이 소속된 청해진해운 측은 이날 여러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