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첫 회의부터 파행…여권 추천만으로 3기 가동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이 16일 이동통신 3사 CEO(최고경영자)와 조찬간담회를 개최했다. 왼쪽부터 하성민 SK텔레콤 사장, 최 위원장, 황창규 KT 회장,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 사진제공=방통위

국회 추천 상임위원 1명을 임명하지 않은 상태에서 출범한 3기 방송통신위원회가 여권 위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첫 회의를 개최하는 등 파행이 거듭되고 있다.


방통위는 16일 전체회의를 열고 허원제 상임위원을 부위원장으로 호선했다. 또, 최성준 위원장은 통신사 사장단 및 출입기자들과 만나 700㎒(메가헤르츠) 주파수 할당이나 번호이동 자율제한제(서킷브레이커) 등에 대해 원론적 수준이나마 입장을 밝혔다. 야당 추천 상임위원 1명이 부재인 상황이지만 3기 방통위를 가동하겠다는 의미다.

3기 방통위 첫 상임위원 회의에는 최 위원장과 허 상임위원, 이기주 상임위원 등 여권 추천 3명만 참석했다.

김재홍 상임위원은 비정상적인 방통위 운영에 반대해 회의에 불참했다. 김 상임위원은 지난 14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체회의는 물론 상임위원 간담회에도 불참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최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상임위원 1명이 임명되지 않은 것은 매우 안타깝지만 현안이 산적해 하루빨리 업무를 추진해야 해서 어쩔 수 없이 회의를 개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기 방통위 임기가 끝난 후 20여일간 업무공백이 있었다"며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방통위 설치법) 등에 따르면 위원 5명이 있어야 회의를 개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최 위원장은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급등 또는 급락할 때 주식매매를 일시 정지하는 '서킷브레이커' 제도를 이통사시장에도 도입해야 한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최 위원장과 황창규 KT 회장,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하성민 SK텔레콤 사장 등 이통3사 CEO(최고경영자)들이 모인 조찬간담회에서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최 위원장은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CEO들 간에 번호이동 자율제한제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오늘 간담회가) 좋은 제도가 마련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며 도입시기에 대해서는 "이통사들의 영업정지가 끝나는 5월 중순 이후에 진행될 것 같다"고 말했다.

기자들과 가진 오찬에서는 700㎒ 주파수 할당과 관련해 "시간을 두고 신중히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 위원장은 "700㎒ 주파수 할당 용도는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문제"라면서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과도 여유를 갖고 심도 있게 검토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방송과 통신 모두 (700㎒ 주파수가) 꼭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양쪽 모두 꼭 그런 것은 아니다"며 "주파수가 국민의 재산이고 한 번 결정하면 바꾸기 어렵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 규제와 관련해선 "규제를 통해 (방송 산업이) 진흥할 수도 있고 축소될 수도 있는데 둘을 적절히 활용하겠다"며 다만 "무조건적인 규제가 되지 않도록 미래부와 협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