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에 수백억 쓴 위메프 "결국은 헛장사"

소셜커머스 업계가 지나치게 외형 성장에만 치우쳐 수익성은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하반기에만 수 백 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투입하며 덩치를 키우고 있지만 재무구조는 급격히 나빠져 지속적인 성장에 물음표가 붙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위메프는 지난해 매출은 785억원으로 전년대비 239.7%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360억7000만원으로 전년대비 413.9% 급증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위메프가 시장 판도 변화를 위해 대규모 마케팅 자금을 풀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위메프가 지난해 집행한 광고선전비는 286억원으로 2011년의 7배 수준이다. 판촉비는 무려 80배 늘어난 342억원을 풀었다.

이 같은 자금 공세로 외형은 뚜렷하게 늘었다. 매출이 3배 증가했고 지난달 PC·모바일 순방문자수는 1300만명을 넘으며 소셜커머스 업계에서 선두를 차지했다. 이는 오픈마켓 최대 순방문자수를 보이고 있는 옥션과 200만명 차이에 그칠 정도로 급증한 것이다.

그러나 위메프의 이러한 외형 증가에는 다소 거품이 끼어 있다는 우려가 높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구매금액의 50%를 포인트로 적립해 주는 '블랙프라이스' 같은 파격적인 포인트 적립행사가 '제 살 깎아먹기' 아니었느냐는 지적이다.


구매금액의 50%를 포인트로 돌려받은 고객이 다른 상품을 재구매하면서 해당 포인트를 사용하면 결국 매출은 50% 늘어나지만 위메프는 그만큼 고스란히 손실을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포인트 행사를 남발하면서 위메프의 재무제표 상 포인트 충당 부채(고객에게 포인트를 줄 때 그 금액만큼 사측이 쌓아놓는 부채)는 전년대비 14배나 늘었다.

위메프는 재무구조도 취약해졌다. 위메프의 지난해 총 부채는 1580억원으로 부채비율이 883.7%이다. 전년 부채비율 224.8%에 비하면 4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렇다보니 자본잠식도 더 심각해졌다. 자본금에서 자본총계를 뺀 금액을 다시 자본금으로 나눠 산정하는 자본잠식률은 2012년 177.2%에서 지난해 392.5%로 악화됐다.

반면 위메프 같은 소셜커머스가 경쟁대상으로 삼고 있는 오픈마켓은 실적이 견조한 모습이다. 옥션과 G마켓의 모회사인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이 6622억4700만원, 영업이익이 476억9200만원이었다. 매출은 소셜커머스의 거센 도전으로 5.4% 성장하는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2배 넘게 늘었다. 광고(5.5%)와 판촉비(26.3%)를 줄이는 등 내실 경영으로 수익성을 높인 결과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위메프로부터 촉발된 출혈 경쟁은 소셜커머스 업계의 외형은 늘렸을지 모르지만 재무구조의 불안을 초래하고 있다"며 "대대적인 마케팅 못지않게 수익구조를 탄탄하게 구축하는 데도 신경 써야 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