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 여학생 "우리 선생님 제발 살아있었으면…"

전남 진도에서 여객선 침몰 사고가 발생한 15일 진도군 실내체육관이 생존자를 비롯한 관계자들로 가득차 있다. <br><br>이날 오전 안산 단원고 학생 324명을 포함해 여객 448명, 승무원 29명 등 총 477명을 태운 여객선 세월호가 8시 58분쯤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해상에서 좌초됐다. 2014.4.16/사진제공=뉴스1

16일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에 탑승했다 구조된 안산 단원고 2학년생 이모양(17)과 전모양(18)은 "헬기로 구조됐을 때 침몰한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라고 말했다.

이날 진도 실내체육관에서 머니투데이 기자와 만난 이양과 전양은 "처음에는 사고가 난지 전혀 몰랐다"며 "배가 기울어진 것은 높은 파도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침몰당시 들렸다고 하는 '쾅'소리도 거의 들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1~4층으로 이뤄진 세월호에서 4층 8인용 객실에 있던 이양 등은 "선내 방송에서 '구명조끼를 입고, 움직임을 줄여라'고 전해왔다"며 "침몰하고 있다는 등의 구체적 정황은 알리지 않아 파도가 꺼질 때까지 안전봉만 잡으면 되는 줄 알았다"고 전했다.

이양은 "구명조끼가 부족하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배가 점점 기울어지면서도 상황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며 "별다른 이동없이 대기하기만 해 기울어진 배 탓으로 문 쪽에서 멀리 떨어지게 돼 탈출 당시 어려움이 있었다"고 알렸다.

학생들은 휴대전화를 이용, 스스로 경찰에 전화를 하거나 서로 다독이며 상황에 대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학생들은 탈출 당시 서로 뒤에서 밀어주거나 당겨주며 구조를 도왔다고 설명했다.


이양 등은 구조대가 늦게 도착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1명씩 구조하다 보니 구출 시간이 지연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가장 높은 4층에서 자신들이 탈출한 만큼 물이 더 빨리 차오른 3층은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이양과 전양은 "헬기를 타고 탈출하면서 배가 침몰할 정도로 기울어진 것을 처음 알았다"고 전했다. 두 학생은 "여기(대피소)에 선생님이 2명밖에 보이지 않는다"면서 "우리 선생님들 제발 살아 계셨으면 좋겠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날 오후 4시쯤 전남 진도군 진도실내체육관에는 오전 8시55분쯤 진도군 병풍도 북방 1.8마일 해상에서 침몰한 세월호에서 구조된 탑승객 중 경상을 입은 이들을 위한 대피소가 마련됐다.

대피소에는 구조된 이들을 위한 음식과 옷가지, 건강을 위한 진료소 등이 마련됐다. 간단한 건강 치료를 받은 구조자들은 신원을 알리는 알림표를 목에 걸고 휴식을 취했다.

대피소에는 눈시울을 붉힌 몇몇 이들이 자녀와 가족 등의 구조 소식을 기다리며 대피소 이곳저곳을 수소문해 생사를 파악하고 있었다. 늦은 구조 보고에 울분을 터뜨리는 가족들도 보였다.

한편 세월호에는 안산 단원고 학생 등 459명이 탑승했다. 오후 5시 현재 사망 2명, 164명이 구조됐다. 293명은 실종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