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현 부회장 "삼성 반도체 자만심 아닌지 되돌아봐야"

머니투데이

정지은 기자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DS(디바이스솔루션) 임직원들에게 위기의식을 강조하며 비메모리 사업 강화를 주문했다.

17일 삼성전자 (77,600원 ▼2,000 -2.51%)에 따르면 권 부회장은 지난 15일 DS부문 임직원들에게 2분기 경영현황 설명 메시지로 "올해 1분기 전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지만 시스템LSI는 메모리에 비해 부진했고 사실상 위기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권 부회장은 "메모리 분야가 오랫동안 글로벌 1위를 유지하면서 자만심에 빠진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며 "메모리는 반도체 산업의 극히 일부이기 때문에 진정한 강자가 되려면 반도체 모든 분야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스템LSI의 경우 14나노 공정 향상과 고성능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개발에 주력해 고객에게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삼성이 강자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LED 분야에 대해서는 "차별화된 기술 개발로 가시적인 성과를 이뤄내는 한 해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권 부회장은 이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강조하는 '마하경영'을 언급하며 개발한 기술을 상품화시킬 수 있는 차별화 능력을 강조했다.

그는 "제트기가 초음속을 돌파하려면 엔진의 힘을 배가시키는 것만으로는 안 되고 재료공학, 기초물리 등 모든 소재가 바뀌어야 한다"며 "기술 개발뿐 아니라 개발된 기술을 빠른 시간 내에 상업화하고 새 시장을 개척해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발전시켜야한다"고 덧붙였다.

시장조사업체 IHS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매출 216억7300만 달러를 기록해 시장 점유율 33.1%로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는 지난해 매출 105억8500만 달러에 시장 점유율은 4.7%로 인텔과 퀄컴, 텍사스인스트루먼트에 이어 4위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