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그래도 믿을 건 'lT'

전기전자(IT) 업종이 다음 주 본격적인 어닝시즌 돌입을 앞두고 주목을 받고 있다.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 좋아질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올 2분기부터 이익 모멘텀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디스플레이 업종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은 남다르다.

IT업종의 대표 종목들은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 상위 목록에 연일 이름을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 (78,600원 ▲3,100 +4.11%)를 비롯해 LG전자 (92,200원 ▼600 -0.65%), LG디스플레이 (10,240원 ▲110 +1.09%), SK하이닉스 (179,800원 ▲8,800 +5.15%), 삼성전기 (148,000원 ▲4,800 +3.35%) 등 IT업종이 지난 16일 기준 외국인, 기관 순매수 상위 목록에 대거 포함됐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2분기 영업이익 개선 방향성이 모든 IT업종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3월부터 나타난 TV, 휴대폰 신모델 효과로 물량 증가와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이 병행되면서 실적 개선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외인+기관 러브콜...주가 수직상승 =17일 코스피 지수가 전날 대비 0.16포인트(0.01%) 하락한 1992.05로 마감한 가운데 LG전자 (92,200원 ▼600 -0.65%)는 0.86% 상승세로 마감했다. LG전자 주가는 지난달 중순 무렵 6만 원선 밑으로 밀린 이후 수직 상승 중이다. 주가는 현재 7만700원대에 도달했다.

외국인은 이날 LG전자 주식을 3232주 순매도하면서 16거래일만에 순매수에서 방향을 틀었고 전날 19만2910주 순매수에 나선 기관도 6만2617주를 순매도했지만 시장에서는 차익실현을 위한 매물 정도로 평가했다. 이날 매수창구 상위 목록에는 여전히 메릴린치, DSK, 노무라 등 외국계가 주를 이뤘다.


외국인의 러브콜을 받는 이유는 '실적' 때문이다. 동부증권은 LG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LG이노텍 제외)을 종전 2665억원에서 3200억원으로 상향조정했다. 지난달 20일 상향 조정한 이후 약 한 달 만에 재조정이다. 대신증권도 1분기 실적이 컨센서스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적 상향의 주된 이유로는 TV 판매 증가를 꼽는다. 비수기였지만 LCD TV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11.5% 늘어나면서 마진이 예상보다 증가했다. 올해 LCD TV판매량은 11.9% 증가하며 지난해 성장률 8.8%를 상회할 것으로 동부증권은 내다봤다.

실적 호조세가 '반짝'에 그치지 않고 점진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도 외국인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2분기에 TV부문과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부문이 적자를 탈피하면서 3분기 이후 흑자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MC부문의 경우 삼성전자의 갤럭시S5에 대응하기보다는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는 보급형 중심의 모델을 출시하는 전략을 펼쳐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분기 대비 10.4% 증가할 것"이라며 "3분기 이후에도 흑자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디스플레이 관련주 기대감 고조 = IT업체 중에서도 특히 디스플레이 업체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이 가격·수급·재고 등의 측면에서 모두 양호하다는 점에 힘입어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이 좋아질 것이 예상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4월 하반기 LCD 패널 가격은 상반기에 이어 견조한 흐름이 에상된다"며 "패널의 생산능력 확대가 이뤄지지 않는 상태에서 전년대비 평균 20% 이상 커진 패널 면적의 대형화로 하반기 이익 모멘텀이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주가는 이달 들어 고공행진 중이다. LG디스플레이는 7.87% 상승했고, 전날 11만7500원을 기록하며 최고가를 찍은 LG이노텍은 11.1% 올랐다.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순매수에 나선 삼성전기도 외국인이 35만여주를 순매수하면서 6.3%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