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준 하나행장 결국 '중징계'…연임 불가

김종준 하나은행장이 결국 금융당국으로부터 '문책경고'의 중징계를 받았다. 김 행장의 이번 징계로 연임이 불가능해졌다. 현직 은행장이 중징계를 받아 연임이 무산된 경우는 2004년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 이후 처음이다.

김종준 행장과 함께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은 '주의적 경고 상당', 5명의 임직원은 '감봉' 처분을 받았다. 하나캐피탈에는 기관경고, 하나금융지주에는 기관주의 조치가 내려졌다.


금융감독원은 17일 오후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어 2011년 하나캐피탈의 미래저축은행 부당 자금지원과 관련해 김종준 하나은행장,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에 대해 각각 '문책경고'와 '주의적경고 상당'의 징계를 결정했다. 제재심은 금감원장의 자문기구로 이날 결정은 최수현 금감원장의 최종 결제로 확정된다.

금감원은 "김 행장이 하나캐피탈의 미래저축은행 투자 과정에서 투자심사를 소홀히 해 하나캐피탈에 약 60억원의 부실을 초래한 행위책임과 투자 과정에서 이사회 회의록 허위작성 및 관련 서류 조작 등 위법·부당행위에 대한 감독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은 "이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해 자회사의 건전경영을 저해한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제재심은 3시간 넘게 계속될 정도로 치열한 공방이 오갔다. 김 행장은 법률대리인과 함께 직접 출석해 2시간 가까이 소명했다. 김 전 회장은 직접 출석하지는 않았지만 법률대리인을 보내 징계의 부당함을 주장했다.


제재심은 김 행장 퇴장 후에도 1시간 30분 넘는 자체 논의 끝에 원안대로 김 행장에 대한 중징계를 결정했다. 제재심 관계자는 "일부 제재심 위원들이 징계가 과하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하나캐피탈이 본연의 영업과 무관한 저축은행 투자를 실행한 자체가 문제이고 그 과정에서 의도적인 부당 행위가 있었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중징계를 받은 김 행장은 향후 3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된다. 내년 3월까지인 현 임기는 보장된다.

하지만 임기를 마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물러나는 순간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는 꼴이 되는 만큼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도 나오지만 애써 자리를 지키려 하면 당국의 눈 밖에 나면서 조직에 부담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과거 황영기 전 KB금융 회장이 '직무정지 상당'의 중징계를 받은 후 자리에서 물러났고, 강정원 전 KB국민은행장도 중징계가 예상되자 자진 사퇴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