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실종자 가족 "조명탄 안 쏘고 철수가 말이 되냐…"

지난 17일 밤 전남 진도군 임회면 팽목항에서 세월호 침몰 사고 실종자 가족들이 애타게 구조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스1

475명을 태우고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중 16일 전남 진도 인근 해역에서 침몰한 청해진해운 소속 여객선 세월호에 대해 사고 3일째 구조 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구조작업에 대한 실종자 가족들의 불만이 커져 가고 있다.

지난 17일 저녁 유튜브에 게시된 한 동영상(클릭하기)에는 실종자 가족 A씨(남)가 "해경이 조명탄을 쏘지 않고 철수 중이다"라며 거세게 항의하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A씨는 "17일 저녁 7시42분이다. 이 깜깜한 밤에 조명탄이 올라가지 않는다"며 "해경에 문의한 결과 가시거리 4km가 안 돼 현재 조명탄은 부적절해서 안 쏜다고 한다. 해경도 철수 중이다"라고 말했다.

A씨는 "말이 안 된다"며 "이런 기상은 사전에 알고 있었던 건데 그러면 거기(기상 상황)에 맞는 조명탄을 미리 준비했어야지 이건 저녁, 밤에 구조하지 않겠다는 계획과 다를 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씨는 "지금 실종자 가족들이 강력하게 요청해서 해경선 돌리고 조명탄 쏘게 했지만 아직까지 (조명탄이) 올라오지 않고 있다"며 "바로 이게 정부, 해경 등 구조하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하는 짓거리"라고 말했다.


한편 서해지방해양경찰청은 18일 오후 해상 크레인 3척이 침몰 해역에 모두 도착해 구조 작업에 동원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의 옥포3600(3600톤급) 해상 크레인은 이날 새벽 3시 사고 해역에 도착해 대기 중이다.

해양환경관리공단의 '설악호'(2000톤급)는 오전 10시, 삼성중공업 '삼성2호'(3600톤급)는 오후 3시쯤 도착할 전망이다. 당초 오전 8시까지 3척이 모두 모인다는 계획이었지만 간밤 기상악화로 늦어지고 있다.

17일 밤 사고해역 투입지시가 내려졌던 선체 진입용 무인로봇은 강한 조류로 아직까지 투입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당국은 이날 저녁 8시47분 경비함정에 무인로봇을 현장에 투입하라는 지시를 내린 바 있다.

18일 오전에는 수상 수색과 더불어 해경과 민간, 군 등의 잠수부가 구조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기상상황은 오전 7시 기준 바람 6~9m/s와 파도 높이 0.5~1m로 전날보다는 개선됐지만 비가 오고 안개가 껴있어 흐린 상태다. 오후에는 갤 전망이다.

해경과 해양수산부 등에 따르면 인천에서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청해진해운 소속 6825톤급 여객선 세월호가 16일 오전 8시55분쯤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되며 해경에 긴급 구조를 요청했다.

정부에 따르면 이 선박에는 승객과 선원 등 총 475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또 화물 657톤과 차량 100여대도 선적돼 있었다.

승객 중에는 안산 단원고 학생과 교사 등 300여명도 포함돼 있었다.

18일 오전 9시 현재까지 179명이 구조됐으며 확인된 사망자 수는 25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