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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째 싱글女 "'남 좋은 일'만 하고 있어요"

[직딩블루스]결혼정보회사에 싱글족이 많은 이유?

직딩블루스 머니투데이 김하늬 기자 |입력 : 2014.04.20 06:00|조회 : 19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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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정보회사 입사 4년차인 김모씨. 올해로 서른한 살이 되자 가족들의 압박이 심해진다.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더니...남들 결혼만 돕다가 처녀귀신되겠다." 아침 출근길 엄마의 잔소리도 갈수록 수위가 높아진다. “처녀귀신이라니...”

스물여덟 살 때 이후 남자친구가 없었으니 그는 벌써 싱글 5년차다. 처음엔 소개팅이라도 많이 했는데 서른을 넘기면서 뜸해졌다. 답답한 속내도 몰라주는 친구들의 말이 더 야속하고, 속을 뒤집어 놓는다. "너 결혼정보회사 다니잖아. 그럼 멋진 남자 회원들 많이 만나는거 아니야?"

물론 맞다. 그는 하루에도 수십 명의 회원들과 연애와 결혼에 대한 상담을 한다. 남자 회원들 중에는 수십억원대의 자산가부터 내로라하는 전문직까지 다양하다. 솔직히 '내 스타일'인 남자 회원이 눈에 들어올 때도 있다.

하지만 그 뿐. 결혼정보 회사는 원칙적으로 직원이 회원의 정보를 사적으로 활용할 수 없도록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남들과 똑같이 돈을 내겠다고 해도 당장 회원으로 가입할 수도 없다.

김씨를 더 슬프게 하는 것은 본인이 관리하는 회원들의 '클래스'와 동떨어진 듯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때다. 엄격한 회원 관리를 강점으로 내세우는 회사는 부모님 자산, 본인 자산, 학벌이나 직업 등에 따라 회원의 레벨을 여러 단계로 나뉜다. 기준에 따라 자신을 세워보니 그녀의 위치는 한참 아래쪽, 바닥수준이다.

오늘 하루도 여러 건의 커플 매칭과 소개팅 일정을 잡고 집으로 돌아오는 그의 발걸음이 무겁다. 퇴근 후 불러내 맘 편히 맥주 한 잔 할 '싱글' 친구 이름을 휴대폰 속에서 뒤적이다보니 버스는 집 앞에 다 왔다. 그는 오늘 하루도 '남 좋은 일'만 했다.

#웨딩컨설팅 업체에서 8년째 일하는 자칭 ‘골드미스’ 35살 이모씨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그도 하루에 열 커플도 넘게 만나 취향을 파악하고 맞춤형 웨딩 촬영 스튜디오, 미용실, 예식장 등을 섭외하고 일정을 조율한다. 만족스러워 하는 '신부님'과 '신랑님'의 뒷모습을 보며 뿌듯한 직업의식을 느낀다. 하지만 그것도 한 순간이다. 곧바로 가슴 한 쪽에서 뻐근한 감정이 올라온다. 부러움이다.

사실 이씨의 다이어리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웨딩드레스 샵, 촬영 스튜디오, 미용실, 예식장까지 다 정리돼 있다. 업계 사람들과 돈독한 관계를 잘 유지한 덕에 '특별 할인'도 받을 수 있다. 다만 그런 날은 언제쯤 올지...그녀도 답답하다.

업계 특성상 만나는 이성은 족족 '임자 있는' 사람이고 그밖엔 대부분이 여자다. 주말에 결혼식이 몰리고, 결혼식 준비도 주말에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회원들 일정에 맞추다보면 주말 근무는 기본이다. 도저히 남자를 만나고, 데이트를 하고, 연애를 꿈 꿀 시간이 없다.

이렇듯 여성의 '섬세함'이 필요한 연애와 결혼 관련 업종엔 95% 이상의 직원이 여성들이다. 그중엔 싱글녀가 적지 않다. 누군가의 결혼과 행복을 돕는 게 일인 그들도 자신을 위한 순간을 준비하는 때를 고대하고 있다. 벚꽃 잎이 떨어지고 봄은 지나고 있는데 그녀들이 기다리는 '봄'은 언제쯤 올까.

김하늬
김하늬 honey@mt.co.kr

'하늬바람'이라는 제 이름처럼, 바람의 체력을 가졌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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