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화물량·차량대수 축소 보고…과적 가능성 대두

머니투데이

인천=박소연 기자

세월호가 15일 출항 시 적재 화물량과 차량 대수를 대폭 축소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운사 측이 과적을 숨기기 위해 일부러 적재화물량을 줄여 발표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한국해운조합에 따르면 세월호는 지난 15일 화물 657t, 차량 150대를 실었다고 출항 전 점검보고서에 기재해 보고했다. 이는 사고 발생 사흘째인 18일 청해진해운이 1157t의 화물과 차량 180대(승용차 124대, 1t 차량 22대, 자동화물 34대)를 실었다고 밝힌 것과 큰 차이가 난다. 화물은 500t, 차량은 30대를 축소 보고한 뒤 출항한 것이다.

특히 차량은 해경으로부터 허가받은 적재 대수를 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청해진해운이 지난 18일 공개한 운항관리규정에 따르면 세월호는 승용차 88대와 트럭 60대 등 차량 총 148대를 싣는 것이 가능하다. 기준보다 32대를 더 실은 것이다.

청해진해운은 앞서 지난 18일 "적재 기준인 3960t보다 적은 3608t을 실어 문제가 없다"며 과적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 하지만 선사가 화물량과 차량 대수를 허위로 보고했는데도 해경 등 해운당국이 이를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운항관리 체계에 총체적 허점이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실제 청해진해운 측이 발표한 3608t보다 화물을 더 많이 실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해운업계에서는 선사가 임의로 보고서를 작성해도 운항관리실에서 과적 여부를 알 수 없다고 지적해왔다. 한국해운조합은 20일 "우리는 실제 청해진해운이 얼마나 실었는지 모른다"며 "화물량을 측정할 수도 없고, 그럴 의무도 없다"고 책임을 회피했다.

전문가들은 세월호 사고 원인으로 과적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한 바 있다. 청해진해운 측은 지난 18일 "적법하게 화물을 결박했으나 갑자기 급선회하면서 한쪽으로 기울면서 무게중심에 의해 결박이 풀린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사고 시 기준을 초과한 적재량으로 무게중심이 올라가 복원력을 상실했을 가능성이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