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혜 사장 방북, '코레일' 타고 남북관계 청신호?

정부는 20일 최연혜 코레일 사장의 방북을 승인했다.


통일부는 이날 "코레일 사장과 실무진 등 5명에 대한 방북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코레일은 오는 24일부터 28일까지 평양에서 개최되는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사장단 회의 참석을 위해 정부에 방북신청을 했다. OSJD는 지난달 21일 의장명의로 이번 사장단 회의에 코레일을 초청한 바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국제기구가 주관하는 회의에 제휴회원의 자격으로 참석한다는 점 등을 고려하여 승인했다"며 "이번 방북을 통해 코레일과 OSJD 회원국 간의 철도 협력 수준이 제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OSJD는 옛 사회주의권인 러시아, 중국, 북한, 동유럽·중앙아시아 27개 국가 사이의 철도협력 기구로, 박근혜 대통령이 구상하는 '실크로드 익스프레스'(SRX) 실현을 위한 핵심 협력 상대로 꼽힌다. SRX는 남북한 철도를 이은 뒤 중국, 러시아 등을 거쳐 유럽까지 연결되는 철도 교통망을 구축하자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이번 최 사장의 방북을 통해 '실크로드 익스프레스' 사업의 구체적 추진 여부 등과 관련된 직간접적인 논의 가능성이 예상된다.

또 SRX의 기초 시범 사업 격인 나진-하산 프로젝트 협력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코레일은 포스코, 현대상선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 나진항을 동북아 물류 거점으로 개발하는 나진-하산 프로젝트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정부 역시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5·24조치의 예외로 분류해 적극 지원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한편 최 사장의 방북은 이명박 정부 이후 우리측 공공기관장의 첫 평양 방문 사례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이번 방북을 통해 지난 2월 이후 한미연합군사훈련으로 경색된 남북관계가 개선될 지 관심이 쏠린다.

북한은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시작된 2월 이후 연이은 방사포 및 단거리·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무력도발을 감행해오다 최근 들어 도발 수위를 낮추는 모양새다. 특히 지난 16일 세월호 침몰 사건 이후 대남도발을 자제하고 있다. 전국민이 슬픔에 잠겨있는 상황에서 도발을 감행할 경우, 역풍을 맞을 것을 우려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북한은 실제 지난 18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세월호 침몰 사건을 보도하며 "(남측 방송사가)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는 실종자 가족들이 품었을 슬픔과 분노가 얼마나 깊은지 (남측) 정부 당국은 깊이 새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며 우리 정부를 에둘러 비난하는 데 그쳤다.

아울러 정부가 이번 최 사장의 방북을 승인한 것을 두고 한미연합군사훈련 종료 이후 한반도 긴장 정세를 완화해보겠다는 정부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 당국자는 다만 "국제기구가 주관하는 회의에 참석할 경우, 통상 방북을 승인해왔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