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 구조', '8시10분 통화'…경기교육청 연일 '헛발질'

진도 세월호 침몰 사고 대응 과정에서 경기도교육청에 대한 교육계 안팎의 비난이 높아지고 있다.

도교육청은 사고 발생 초기 '학생 전원 구조'를 일부 언론에 흘리고, 사고 최초 인지 시간을 일주일이 지나서야 발표하는 등 연일 '헛발질'을 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사고 당일부터 현재까지 도교육청이 보여준 미숙한 대응에 대해 대대적인 문책이 불가피하다는 주장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학생 전원 구조' 오보 어떻게 시작됐나=22일 머니투데이가 입수한 '안산 단원고 "학생 전원구조" 언론 보도 관련 시간대별 현황'을 보면, 도교육청은 사고 발생 직후 구조인원을 오락가락하는 등 사실과 너무 다른 상황파악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수학여행 주무부서인 교수학습지원과가 있는 의정부 북부청사에 16일 오전 10시23분 단원고로부터 '190명이 구조됐다'는 내용이 처음 접수됐다. 이어 10시39분 '200명 구조', 10시58분 '110명 확실히 구조' 순으로 보고됐다.


급기야 11시2분에 '학생 전원 구조'가 올라오자 도교육청은 이를 2분 만에 교육부에 구두로 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도교육청은 이런 잘못 파악된 내용을 11시9분 출입기자에게 문자 메시지로 보내 '학생 전원 구조'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공식 발표와 다른 것이 뒤늦게 확인되자 학부모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은 지난 17일 긴급 기자회견에서 "단원고에 있는 경찰관이 현지 해양경찰과 주고받은 내용을 학교 관계자에게 설명하면서 실시간으로 구조 현황이 전달된 게 발단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경찰에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도 보였다.

학부모 방모 씨는 "도교육청이 '학생 전원 구출'이라는 잘못된 정보를 제공해 생긴 안일한 대응 탓에 결과적으로 침몰하는 배에서 학생들을 빨리 구조하지 못한 것 아니냐"면서 "허위 문자 메시지를 통보한 담당자를 징계하고 도교육청은 학부모들에게 통렬하게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고 최초 인지 시간은 8시10분"…일주일 지나 발표=도교육청은 사고 최초 인지 시간을 무려 일주일이 지난 시점에 발표해 혼선을 자초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도교육청은 21일 브리핑에서 "16일 오전 8시10분 단원고 교사가 학교 전화로 제주 해양경찰이라는 사람과 전화 통화를 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도교육청의 발표대로라면 제주 해경이 단원고에 전화를 건 시간은 세월호 침몰 신고가 전남소방본부에 최초 접수된 오전 8시58분보다 무려 48분이나 앞선 것인데, 이를 사고 직후 발표 하지 않았다.

그런데 도교육청은 "이와 관련된 사실에 대해서는 더 이상 확인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고, 이는 결국 제주 해경이 아니라 '제주도 자치경찰'로 확인됐다.

이처럼 도교육청의 사고 초기 대응체계는 물론 수습 과정마저도 총체적으로 부실한 것을 두고 교육계는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문자 오보 사태로 홍역을 치르고도 사고 최초 인지 시간을 왜 이제야 발표한 것인지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며 "이번 참사를 계기로 도교육청은 물론 교육당국의 무능이 그대로 드러난 만큼 교육계의 신뢰를 완전히 잃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