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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체적 '인재'의 결정판 세월호…"곳곳에 원인 있었다"

머니투데이 세종=우경희, 전남(목포)=김훈남 황재하 |입력 : 2014.04.22 19:03|조회 : 7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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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2명의 승객들이 숨지거나 실종된 '세월호' 침몰 사고는 A부터 Z까지 대형 참사의 요건을 모두 갖춘‘인재’의 결정판이었다.

허술한 여객선 관련법 및 당국의 규제, 이를 십분 활용해 돈벌이를 해온 여객선사, 선장 등의 무책임한 직업 윤리의식, 먹통인 정부의 재난관리시스템 등이 한데 똘똘 뭉쳐 저지른 끔찍한 사고였다. 사고를 향해 이 모든 원인들이 달려갔고, 한 지점에 모이면서 결국 폭발한 것이다.

◇'세월호'의 탄생 도와준 정부
2009년 해운법 시행규칙이 개정됐다. 진수일로부터 20년이던 여객선 운용 시한을 30년까지 늘린 것이다. 청해진해운이 사실상 폐선에 가까운 18년된 세월호를 일본에서 사들여 운항할 수 있었던 것도 이 개정 때문이다.
 (진도=뉴스1) 양동욱 기자 세월호 여객선 침몰 사고 발생 엿새째인 21일 오후 전남 진도 팽목항 선착장에서 고인들의 시신이 운구되고 있다.<br><br>이날 상당수 실종자들이 갇혀 있을 것으로 추정된 세월호 3~4층에서 시신이 다수 발견됐다. 2014.4.21/뉴스1
(진도=뉴스1) 양동욱 기자 세월호 여객선 침몰 사고 발생 엿새째인 21일 오후 전남 진도 팽목항 선착장에서 고인들의 시신이 운구되고 있다.<br><br>이날 상당수 실종자들이 갇혀 있을 것으로 추정된 세월호 3~4층에서 시신이 다수 발견됐다. 2014.4.21/뉴스1
당시 국토해양부는 "여객선의 선령(船齡) 제한을 완화하면 기업 비용이 연간 200억원 절감될 것"이라고 밝혔다. '돈'에 눈이 어두운 무분별한 규제완화가 비극의 씨앗을 낳은 셈이다.

세월호를 개보수해 그 수명을 연장시키는 데에는 산업은행의 도움이 있었다. 청해진해운은 2012년 10월 세월호를 담보로 산업은행으로부터 개보수 자금 30억원 등 100억원의 차입금을 받았다.

그런데 이 돈은 세월호의 증축에 사용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개조 이후 톤수 239톤, 탑승 가능한 정원 116명이 늘어났다. 무리한 증축은 결국 사고를 불렀다. 구명정에 접근하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기울어지며 침몰하게 된 원인 중 하나가 증축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하지만 선박 설비 안전 검사 기관인 '한국선급'은 세월호의 증축 등에 대해 두 차례에 걸쳐 “문제 없다”고 평가했다. 이번 사고가 선박 균형을 잡아주는 장치(스태빌라이저) 불량이나 조타기, 레이더, 전기 계통 기기의 잦은 고장에서 비롯된 것으로 드러나는데도 운행을 용인한 것이다.

결국 세월호의 탄생에 '멍석'을 깔아 준 건 정부였다.

◇ 과징금 몇 푼만 내면 끝?
정부로부터 규제완화와 돈의 지원사격을 받은 청해진해운은 그야말로 '돛을 단 배'처럼 나아갔다. 승객 안전은 무시되기 일쑤였고, 운항 관리는 엉망이었지만 별다른 제재는 받지 않았다.

이 회사 소속 여객선 데모크라시호는 참사 3주 전에 어선과 충돌했다. 당시 승객 140여명은 바다 한 가운데에서 상황에 대한 어떤 설명도 듣지 못한 채 한동안 공포에 떨어야 했다. 여객선을 임의대로 노선에 추가 투입해 출항시킨 뒤 관계 당국에 이를 알리는 '배짱영업'도 서슴지 않았다. 과징금 30만원만 내면 되기 때문이다.

또 세월호의 경우 출항 전 운항관리자에게 차량 150대, 화물 657톤을 실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사고 이후 밝혀진 화물만 차량 180대, 화물 1157톤이다. 화물 과적은 침몰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이 과정에서 관계 당국의 제지는 없었다. 특히 해양경찰이 지난달부터 전국적으로 대대적인 과적 특별 단속을 벌이고 있었지만 세월호는 그대로 바다로 나아갔다.
 (진도=뉴스1) 양동욱 기자 세월호 여객선 침몰 사고 발생 엿새째인 21일 오후 전남 진도 팽목항 선착장에서 고인들의 시신이 운구되고 있다.&lt;br&gt;&lt;br&gt;이날 상당수 실종자들이 갇혀 있을 것으로 추정된 세월호 3~4층에서 시신이 다수 발견됐다. 2014.4.21/뉴스1
(진도=뉴스1) 양동욱 기자 세월호 여객선 침몰 사고 발생 엿새째인 21일 오후 전남 진도 팽목항 선착장에서 고인들의 시신이 운구되고 있다.<br><br>이날 상당수 실종자들이 갇혀 있을 것으로 추정된 세월호 3~4층에서 시신이 다수 발견됐다. 2014.4.21/뉴스1

◇ 원인 중의 원인은 '안전불감증'
참사를 초래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세월호 선장 이준석씨(69)가 '밑바닥' 수준의 직업 윤리 의식을 보여준 데에는 몇 가지 환경적 원인이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선장, 조타수, 항해사, 기관사 등 국내 내항선 선박직들 대부분은 1년 이하 계약직으로 일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씨도 청해진해운과 월급여 270만원에 1년 계약을 맺은 계약직 선장이었다. 직업적 안정성이 떨어지다보니 소속감이나 사명감을 기대하기란 애시당초 어려웠다는 얘기다.

선원에 대한 교육 관리도 열악하기는 마찬가지. 청해진해운은 지난해 선원 교육비용으로 고작 54만 1000원을 썼다. 월급도 적고, 교육도 못 받은 선원들이 승객 안전을 우선하는 건 무리였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재난관리시스템도 처음부터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 재난 대응 매뉴얼이 있었지만 그저 문서에 불과했다. 보고 체계가 원활하지 못하다보니 현장 상황이 윗선까지 '있는 그대로' 보고되지 않았다.

국가재난대응의 컨트롤타워가 일주일도 안 돼 수차례 변경되는 일이 벌어졌다. 탑승객 등의 숫자도 엉망으로 집계돼 불신을 자초했다. 재난대책본부에는 재난 관련 전문가보다 행정 공무원들이 더 많았다.

전문가들은 이 모든 현실이 우리 사회에 뿌리박힌 안전불감증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이재은 국가위기관리학회 회장(충북대 행정학과 교수)은 "위부터 아래까지 안전불감증에 빠져 있다 보니 국가적 차원의 위기관리 전문인력 양성 체계도 없는 실정"이라며 "이번 사고의 원인을 모두 찾아내 각각의 처방전부터 만드는 일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이승형
이승형 sean120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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