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차' 전쟁터, 중국 "2020년 5대 중 1대 "

"중국 자동차시장의 관심이 친환경차에 집중된다."(마틴 빈터콘 폭스바겐그룹 회장) "중국이 세계 친환경차시장을 선도할 것이다."(앤디 팔머 닛산 부사장)

지난 20일 개막한 '2014 베이징모터쇼'에서 글로벌 완성차업체의 최고경영진이 내놓은 전망이다. 세계 최대규모인 중국 자동차시장이 미래 친환경차분야의 성장과 발전도 견인하면서 글로벌시장의 '주무대'가 될 것이란 얘기다.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의 중국 선점 경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中환경차 작년 4만대, 2020년엔 176만대= 중국은 연간 승용차 판매 2000만대 돌파를 앞둔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이다. 지난해 중국에서 팔린 승용차는 1800만대에 달했다.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 1위 토요타(998만대)와 2위 폭스바겐그룹(970만대)의 전체 판매대수를 합한 것과 맞먹는다.

하지만 친환경차분야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지난해 중국에서 판매된 친환경차(하이브리드 포함)는 4만대를 조금 웃돈다. 중국정부가 신에너지차량(NEV) 범주에 포함하는 전기차(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의 판매량은 1만7642대에 그쳤다. 그런데도 글로벌 완성차업계가 중국 친환경차시장에 주목하는 건 엄청난 속도의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일본의 종합 마케팅비즈니스 조사업체 후지경제연구소가 지난해 하반기에 발간한 '세계 환경차시장 전망'에 따르면 중국은 2020년 북미지역(264만대)에 이어 세계 2위(176만대) 친환경차시장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판매량과 비교하면 44배 폭증하는 규모다. 2013년 174만대 규모였던 세계 친환경차시장은 2020년 800만 대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친환경차 5대 중 1대는 중국에서 판매된다는 뜻이다.


대기오염을 줄여야 하는 중국정부의 친환경차 육성 의지도 더욱 급진적이다. 중국정부는 2015년까지 NEV의 판매량을 50만대로 늘리고 2020년 500만대까지 확대한다는 내용의 '에너지절감과 친환경자동차 산업발전계획'을 내놓았다.

◇글로벌 차업계 "中환경차 시장 잡아라" = 중국 친환경차시장을 잡기 위한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의 보폭도 빨라졌다. 올해 베이징모터쇼에선 토요타, 폭스바겐, BMW, 벤츠, 푸조 등 해외 완성차들은 물론 기아차와 쌍용차 등 국내 업체들도 환경차 홍보 경쟁에 가세했다.

중국시장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폭스바겐이다. 폭스바겐은 이번 베이징모터쇼에서 골프의 하이브리드 버전인 '골프 GTE'를 선보였다. 아우디도 2012년 베이징에서 처음 공개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A6 e트론'의 양산형 모델을 전시했다. 마틴 빈터콘 폭스바겐그룹 회장은 지난 19일 열린 베이징모터쇼 미디어행사에서 "친환경차 출시와 공장 신설 등 중국사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BMW는 전기차 'i3'를, 푸조는 세게 최초로 콘셉트 하이브리드카 '익졸트'(Exalt)를 내세웠다. 3대 명차로 불리는 벤틀리는 창사 이래 최초로 하이브리드 콘셉트카를 공개하기도 했다.

국내 완성차업체들도 중국 친환경차시장 확대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기아차와 쌍용차는 이번 베이징모터쇼에서 각각 '쏘울' 전기차와 소형 SUV(다목적스포츠차량) 하이브리드 콘셉트카 'XLV'를 선보였다.

2020년 이후 환경차 글로벌 리더로 부상한다는 중장기전략을 최근 공개한 현대·기아차는 다양한 라인업으로 중국 친환경차시장을 공략한다는 복안이다. 기아차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K5' 하이브리드 모델을 중국에 수출·판매한다.

현대차도 올해 출시되는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국내공장에서 만들어 중국에 수출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지금은 중국에서 친환경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지만 수 년 안에 전기차를 비롯한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중국시장에 언제든지 친환경차를 선보일 수 있는 만반의 대응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