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현대證 연내 매각..주식 담보로 상선에 2천억 선지원

머니투데이

신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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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산업은행이 현대증권 매각방식을 확정하고 매각에 앞서 2000억 원의 유동성을 미리 지원하기로 했다.

현대그룹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23일 현대증권 등 현대그룹 금융자회사 매각방식을 확정하고 신탁방식을 활용해 유동성을 선지원한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현대상선이 보유한 현대증권 지분 중 14.9%를 담보로 잡아 현대상선에 2000억 원의 자산담보대출을 실시했다.

현대상선과 산업은행 사이에는 SPC가 끼어 있다. 신탁회사가 현대증권 지분을 맡는 대신 수익권 증서를 발행해 SPC로 넘기면, SPC가 산업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다시 현대상선에 지원하는 방식이다.

산은은 아울러 지난 18일 현대그룹과 현대증권 매각을 위한 매각자문계약을 체결, 현대증권 매각을 본격화했다. 현대상선보유 지분(22.4%)과 현대증권 자사주 등이 매각 대상이다.

당초 산은은 사모주식펀드(PEF)를 조성해 현대증권 지분을 넘긴 뒤 매각하는 방안도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방식은 지분인수 뒤 6개월의 의무보유기간이 지나야 매각을 할 수 있어 연내 매각이 불투명하다.

부채비율이 1000%를 넘어선 현대그룹으로서는 무엇보다 빠른 매각이 가장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최근 현대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이 투기등급인 BB+로 떨어지면서 자금조달에 빨간 불이 켜졌다.

산은은 "오늘 투자안내서가 발송됐으며 올해 안에 현대증권 매각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현대그룹은 주력회사인 현대상선 (14,850원 ▼100 -0.67%)의 유동성 부족 해소를 위해 지난해 12월 3조2000억 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금융업 철수와 ING(액화천연가스) 운송사업 등 일부 사업부문, 주요 계열사 자산매각 등이 당시 자구계획의 주된 골자였다.

이에 따라 현대증권 (7,370원 ▲10 +0.1%)과 현대증권이 지분 100%를 보유한 현대저축은행과 현대자산운용의 매각이 추진돼 왔다. 현대그룹은 금융 3사 매각으로 7000억~1조원의 자금을 확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