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기간 3년 줄이고 사업비 35억 아낀 재개발단지"

서울 마포구 대흥3구역을 재개발한 '마포자이2차' 전경. / 사진 = 이재윤 기자

"통상 2년 가까이 걸리는 관리처분에서 철거까지 1년도 안걸렸죠. 그러다보니 한달에 1억5000만원에 달하는 금융비용이 줄고 사업성까지 좋아졌습니다."(권윤덕 서울 마포구 대흥3재개발구역 조합장)


지난달부터 입주가 한창 진행중인 서강대 맞은편 서울 마포구 대흥3재개발구역(마포자이2차)은 이례적으로 비례율(정비사업 전·후 사업가치)이 111%에서 114.3%로 3.3%포인트 높아진 곳이다.

높아진 비례율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33억~35억원이다. 이는 서울시내 대부분 정비구역이 낮은 비례율(사업성) 문제로 추진을 미루거나 사업을 포기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비례율은 새로 지어진 아파트 가격에서 사업비를 뺀 금액을 사업 이전 조합원의 종전자산 가액(감정평가액)으로 나눈 비율이다. 100을 기준으로 높으면 수익이 생긴다는 의미다. 반대로 100을 밑돌면 추가로 돈을 부담해야 한다.

비례율이 높아질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사업기간을 줄이면서 그동안 발생해온 금융비용도 감소해서다. 해당 구역은 특히 2010년 5월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뒤 10개월 만에 건축물 멸실신고를 마치고 4개월 뒤 착공에 돌입했다.

권윤덕 대흥3구역 조합장.

서울시에 따르면 시내 정비구역들은 관리처분에서 착공까지 통상 1년5개월에서 2년가량 소요된다. 하지만 대흥3구역은 1년2개월 만에 마무리, 다른 구역에 비해 최대 12억원 가량의 비용을 아꼈다.

이곳은 관리처분인가 이전 사업추진과정에서도 빠른 행보를 보였다. 2007년 10월 조합설립인가 이후 1년5개월 만에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이후 1년2개월 만에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것. 서울시내 정비사업이 조합설립 이후 평균 10.6년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 기간도 3년가량 앞당긴 셈이다.

70년 토박이라는 권윤덕 조합장(72·사진)은 "사업을 추진하면서 법적문제나 주민갈등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사업을 빠르게 실행, 최대한 사업성을 높이다보니 주민들도 잘 동참해줬다"고 말했다.

실제 해당구역은 2011년 철거를 시작하면서 10여건의 조합-조합원간 명도소송이 있었으나 강제집행 없이 해결했다.
일부 과도한 현금청산을 요구하는 주민들이 있었지만 사업성을 토대로 설득했다는 게 해당 조합의 설명이다.

빠른 의사결정도 사업기간을 단축하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 이사회(8명)와 대의원(25명)회의를 통한 업체선정 과정에서 당일투표를 도입해 의사결정을 빠르게 진행했다. 회의와 의사결정으로 늘어지는 사업기간을 단축한 것이다.

권 조합장은 "당일 투표를 통해 정비업체 선정을 하다보니 사업기간을 단축함은 물론이고 조합과 관련업체간 비리도 발생할 수 없는 구조"라며 "이렇게 투명하게 하다 보니 조합원을 설득하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고 말했다.

2만8265㎡ 부지의 해당구역은 용적률 247%를 적용받아 지하 2층, 지상 14~25층 6개동에 96가구의 임대아파트를 포함, 558가구로 지어졌다. 일반분양은 190가구. 3.3㎡당 분양가는 1920만원선이다.

서울 마포구 대흥3구역 재개발아파트인 '마포자이2차' 전경. / 사진 = 이재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