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 M&A 통한 성장 재개···증권가 '환영'

엘리자베스 아덴 광고 이미지/사진=엘리자베스 아덴

LG생활건강이 글로벌 화장품업체 엘리자베스 아덴 인수를 시도하며 인수합병(M&A)을 통한 성장을 재개했다. 증권가는 LG생활건강의 인수합병을 통한 성장전략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줬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내놓았다.


LG생활건강 (371,000원 ▼10,500 -2.75%)은 엘리자베스 아덴 인수 소식에 23일 코스피시장에서 전일대비 3.13% 오른 49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LG생활건강은 엘리자베스 아덴을 비롯해 국내외 3개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생활건강 측은 "아직 결정된 것은 없지만 M&A를 위한 자금 조달 여력은 충분하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가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최근까지 LG생활건강이 단행했던 일련의 글로벌 M&A가 아시아권에 국한됐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인수합병이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에 날개를 달아줄 거란 관측이다.

카라 송 노무라증권 애널리스트는 "LG생활건강은 엘리자베스 아덴 인수로 글로벌 코스메틱 기업 도약을 기대하고 있다"며 "인수가 성공할 경우 100년 역사의 화장품 브랜드와 글로벌 유통망을 한 번에 얻게 돼 기업 가치를 증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LG생활건강은 그간 M&A를 통한 공격적 성장의 모범을 보여줬다. 지난 2012년 긴자스테파니(일본)를 비롯해 에버라이프(일본), TFS싱가포르(싱가포르), 패션앤프룻(캐나다)을 인수합병했다. 인수 금액은 에버라이프가 3294억원으로 LG생활건강이 인수한 해외법인 중 최대 규모였다.

나스닥 상장기업인 엘리자베스 아덴은 시가총액이 8700억원 수준으로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할 경우 1조원 넘는 딜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LG생활건강의 최근 해외기업 인수합병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가 되는 것이다.

노무라증권 카라 송 애널리스트는 "지금까지의 탄탄한 영업실적을 고려해볼 때 LG생활건강은 1조원 사이즈의 메가 딜을 성공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인수는 또 한번 주가에 모멘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고 덧붙였다.

3월말 LG생활건강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LG생활건강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총 1430억원을 기록했다. 현금과 예금, 매출채권을 비롯한 총 유동자산은 연말 기준 9811억원이다.

송광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이 연간 창출하는 현금과 최근 회사채를 통해 조달하는 금액(3300억원) 등을 고려할 때 인수 여력은 충분하다"며 "올해 들어 제기됐던 LG생활건강의 인수합병을 통한 성장이 정체된 것 아니냐는 우려를 불식시켰다는 점에서 이번 인수 시도의 의미가 크다"고 판단했다.

엘리자베스 아덴은 1910년 설립된 미국 화장품 회사로 지난해 13억4500달러의 매출액과 4500만 달러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제품별 매출 비중은 향수가 78%, 스킨케어 17%, 색조 화장품이 5%를 차지하고 있다. 지역별 매출 비중은 미국이 59%, 영국 6%, 기타 35%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