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알고 지내던 여성에게 약물을 과다 투여해 숨지게 한 산부인과 의사가 유족들에게 배상금을 지급하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5부(부장판사 한숙희)는 23일 약물 중독으로 사망한 이모씨(당시30·여)의 유족 3명이 의사 김모씨(47)와 그의 아내 서모씨(42)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유족들에게 27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김씨의 불법행위로 이씨가 사망했고 두 사람이 사체를 유기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두 사람은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이씨와 유족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씨가 당시 정신과적 병증으로 다수의 약물을 투약하고 있었고 사고 당일 김씨의 연락을 받고 병원에 직접 내원해 약물 투약에 동의한 점에 비춰 두 사람의 책임을 80%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유족들은 김씨가 이씨를 성폭행한 뒤 사망하게 했다고 주장했지만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씨는 2012년 7월30일 평소 알고 지내던 이씨에게 향정신성의약품인 '미다졸람'과 전신마취제 '베카론' 등 13개 약물을 투여해 사망하게 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6월에 벌금 300만원을 확정받았다.
조사결과 김씨는 이씨가 주사를 맞고 숨지자 자신과 병원에 문제가 발생할까 두려워 31일 새벽 한강 잠원지구 수영장 옆 주차장에 이씨의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씨는 김씨가 이씨의 시신을 유기할 때 김씨의 차를 뒤따라간 후 김씨를 태워 귀가한 혐의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 2014.04.23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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