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방향성 찾기 어려운 증시에서 살아남기

전일 코스피가 2000선을 지켰지만 언제 2000선이 깨질지 모르는 위태위태한 상황이다. 외국인의 순매수를 주도하던 비차익 매수가 약해졌고, 투신권 경계매물 출회는 여전하다.


코스피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도 방향성을 찾기가 쉽지 않다.

전일 발표된 중국의 4월 HSBC 제조업 PMI는 48.3으로 예상수준을 벗어나지 않았다. 제조업 PMI가 5개월째 이어오던 하락세를 멈추고 상승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됐지만 기준선인 50을 밑돌고 있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기는 힘겨워 보인다.

미국은 견조한 기업실적 호조세에 실물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감돌고 있지만 2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증시는 역주행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와 주택지표가 부진을 나타낸 게 원인이었다. 중국 HSBC 제조업 PMI가 부진을 보인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또 S&P500과 나스닥지수의 엿새째 상승에 따른 차익 및 경계매물이 출회된 것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보잉, AT&T의, 애플, 페이스북 등 주요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혼조세를 보인 것도 하락의 요인이다.

국내에서는 이날 발표될 한국 1분기 GDP는 전분기 대비 2개월 연속 1%를 밑돌 것으로 예상됐다. 물론 2분기 진입 이후 선진국 경기회복 영향으로 4월 수출이 빠르게 개선되며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 경기 방향성은 우상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대외의 부정적인 소식을 극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여기에 업종별 종목별로 차별화를 보이며 수익률게임이 이어지고 있다. 낙폭이 컸던 대형주들이 반등 시도를 보이는 듯하지만 수익은 소형주 쪽에서 나타나고 있다. 코스피 소형주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고, 코스닥지수도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반면 주요 이평선과의 이격이 확대되면서 단기적으로는 소형주의 상승이 부담스러운 상황이 되고 있다. 전일 코스피 소형지수는 0.48% 하락했고, 코스닥도 1% 가까운 하락폭을 보였다.

김정환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소형주 속도 조절은 단기적으로 시장의 변화가 예상되는 점"이라며 "다만 글로벌 증시가 다시 안정을 찾아가고, 코스피와 중기적으로 유사한 방향성을 나타내고 있는 원자재인 구리가격과 WTI도 추가하락은 제한적인 모습을 나타내고 있는 점은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방향성을 찾기 어려운 시장에서는 좀 더 세밀한 투자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우선 반도체 관련주에 대한 투자는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전일 국내증시에서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던 SK하이닉스 (173,300원 ▼9,000 -4.94%)나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에 속한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강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 반등에 성공한 D램가격의 영향인 점을 감안할 때 반도체 관련주의 강세는 좀 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우상향하면서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업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있다. 음식료업종의 경우 지난해 4월 고점을 형성한 후 4개월 간 급격한 조정을 받았지만 이후 우상향하며 완만하게 상승하고 있다. 거래량도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추가 상승이 기대된다는 평가다.

삼성증권은 2분기 주가모멘텀 보유주로 새로운 상승 사이클을 만드는 신제품 기대주(현대차·LG디스플레이), 전방산업에서 찾는 실적개선 실마리주(KCC·LG화학), 패러다임 변화의 선두주자와 구조적 성장주(NAVER·코웨이)를 제시했다.

하나대투증권은 미국과 중국의 경기사이클 양극화가 완화되고 있는 시점임을 감안해 자동차, 석유·가스, 건설, 호텔·레저, 화장품 업종을 추천했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2003년 이후 미국과 중국의 경기사이클 양극화 완화 시점의 코스피 평균 기간 수익률은 +12.7%"라며 "해당 업종의 월간 평균 수익률과 승률(시장대비 아웃퍼폼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