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페이스북 머니투데이 트위터
통합검색

오늘의 증시

오늘의 증시
코스피 코스닥 원/달러
2092.40 690.18 1128.50
보합 4.34 보합 8.8 ▼0.7
+0.21% +1.29% -0.06%
양악수술배너 (11/12)조 변호사의 가정상담소 (10/18)
블록체인 가상화폐

세월호..맹골수도.."미안합니다"

[김재동의 틱, 택, 톡]

김재동의 틱, 택, 톡 머니투데이 김재동 기자 |입력 : 2014.04.26 09:01
폰트크기
기사공유
세월호. /사진=뉴스1
세월호. /사진=뉴스1
“사랑해. 미안해”(단원고 전수영교사)
“수협에 모아둔 돈 있으니까 큰아이 등록금 써”(세월호 양대홍 사무장)

문자로 전해진 말입니다. 문자 아닌 그냥 말로 듣는다해도 아무렇지도 않았을 법한 말입니다. 하지만 그 말이 가슴을 칩니다. 그들의 마지막 메시지기 때문입니다.

맹골수도(孟骨水道)랍니다. ‘매가 많은 섬’ 맹골도와 ‘물이 거칠다’는 거차도 사이의 길이 약 6km, 폭 4.5km의 바닷길이랍니다. 진도 울돌목 다음으로 우리나라에서 물살이 두 번째로 빠르다는 그 물길이 세월호를 잡아먹었습니다. 백수십명을 잡아먹었습니다. 그만큼의 꿈과 열망을 잡아먹었고 그 몇 십 배의 희망과 기대, 행복을 잡아먹고 종내는 전국민의 웃음까지 잡아먹었습니다. 그래놓곤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시침 뚝떼고 잠잠해졌습니다. 그 바다가 맹골수도랍니다.

희생자 대부분이 열일곱 열여덟 어린 학생들입니다. 죄짓기엔 산 날이 너무 적고 꿈을 꾸기에도 산 날이 너무 적었던 아이들입니다. 지금 그들의 부모에게 그 아이들을 키워온 십수년 세월이 얼마나 하룻밤 꿈 같을까요. 웃으며 가방싸매 보내놓은 날부터 10여일은 또 얼마나 몇천년 몇만년처럼 아득할까요.

세상 이치대로라면 부모 숨이 끊어지고야 맞이할 이별입니다. 울고 웃고 부대끼며 한참을 더 산 먼 훗날의 일인줄 알았겠죠. 그랬는데 채 피지못한 아이들을 부지불식간에 떠나보내는 이별이라니... 지켜보는 국민 한명 한명이 가슴에서 치솟은 뜨거운 덩어리에 목구멍이 막히고 그예 눈시울조차 달궈지는 판이니 그 기막힌 심정 일러 무엇하겠습니까.

이마저도 다 살아남은 이들 얘기지요. 잠수요원들 증언에 의하면 뻘과 거센 유속탓에 물속은 20cm 앞의 손도 안보일 정도로 혼탁했답니다. 뒤집힌 선체는 하늘하늘한 햇빛 한올마저 막아버렸겠지요. 그 어둠속에서 10도 안팎 차갑고도 짜디 짠 물을 헤집었을 아이들. 이리 막히고 저리막히며 손가락이 모두 꺾여지도록 단 한번의 숨을 찾아 헤맸을 아이들. 그 생각이 온 국민을 소스라치게 합니다.

그 바다, 맹골수도가 끔찍합니다. 하지만 그조차 우리 사이에 존재하는 맹골수도에 비하면 양반이지요. 수백의 생명을 실어날라 돈을 버는 기업이 조타가 고장나도 푼돈 아까워 외면해 버리는 그 철면피함은 어떤가요. 아무것도 모르는 학생들을 선실에 남겨두고 제일 먼저 구조보트에 오르는 선장과 선원들의 발걸음은 얼마나 야멸찬가요. 그 끔찍한 순간을 조롱하고 비웃는 익명의 댓글질은 또 얼마나 모지락스럽습니까? 기진한 가족을 앞에 두고 기념사진을 찍어야겠다거나 마치 기회라도 잡은 듯 정치적으로 활용해보려는 군상들은 어떤가요. 전남 진도군 실내체육관에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는 여대생이 붙였다는 대자보. “책임을 다한 사람들은 피해를 보고 결국에 이기적인 것들은 살아 남았다”는 구절은 또 얼마나 신랄하게 폐부를 찔러오나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가 25일 법안심사 소위를 열어 그동안 미뤄둔 해상안전 관련법안을 대거 통과시킨답니다. 법안중엔 1년 넘게 계류중인 것도 있답니다. 또 수학여행 등 학생이 참여하는 단체활동에 안전대책을 의무화하는 법안도 23일 국회 상임위 소위원회에서 통과됐답니다. 이 법안은 지난해 7월 충남 태안 사설해병대캠프서 고교생 5명이 사망한후 발의됐던 법안이랍니다. 이렇게 학습효과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무지함은 또 얼마나 잔인합니까.

천지(天地)는 불인(不仁)하답니다. 노자가 도덕경에서 한말입니다. 천지는 만물을 생성화육(生成化育)함에 있어 어진 마음을 쓰는 것이 아니라 자연 그대로 행할 뿐이랍니다. 그러니 진도 앞바다의 물길 맹골수도에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우리사이의 맹골수도. 그 빌어먹을 물길이 유죄입니다. 다시 무슨 일 있었냐는듯 잠잠해지고 태평해질 뻔뻔함이 유죄입니다. 세월호의 영령들이여,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

  • 0%
  • 0%


오늘의 주요뉴스




종료된칼럼

베스트클릭

실시간 급상승

10.0초

5분간 수집된 조회수 기준

오늘의 운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