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잘나가던 중소형주 조정신호?

잘나가던 중소형주들이 이틀연속 급락하고 있다. 코스피가 장기간 박스권에 갇혀있는 상황에서 나온 중소형주의 단기 과열랠리가 진정되는 분위기라는 분석이다.


만약 코스피 대형주가 박스권 상단인 2050선을 뚫지 못하고 박스권을 계속 유지할 경우 중소형주 랠리와 조정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24일 오전 11시 23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1.46% 내린 1998.91을 나타내고 있다. 장 초반 상승세로 출발한 코스피는 장이 지날수록 기관 매도세가 커지며 하락 반전해 2000선에서 물러났다.

특히 국내 증시는 이틀연속 대형주와 중소형주간 차별화가 급격히 나타나고 있다.

코스피 대형주는 전일 0.13% 하락했다가 이 시각 1.59% 상승세로 반전했지만 코스피 대형주와 코스피 중소형지수와 코스닥 지수는 전일에 이어 급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코스피 중형지수는 전일 0.52% 하락한데 이어 이날도 0.95%가 떨어졌다. 코스피 소형지수도 전일 0.48% 내린데 이어 이날 0.57% 내렸다. 중소형주가 몰려있는 코스닥도 전일 0.97% 하락한데 이어 이 시각 현재 0.79% 급락했다.

◇실적시즌 불안감에 단기랠리 조정 분위기=이처럼 대형주와 중소형주간 차별화가 나타나는 것은 어닝시즌을 맞아 실적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코스피시장의 경우 삼성전자 (77,600원 ▼2,000 -2.51%), LG화학 (370,500원 ▼8,000 -2.11%), 삼성테크윈 (234,000원 ▲8,000 +3.54%), 삼성엔지니어링 (24,750원 ▼950 -3.70%), SK하이닉스 (173,300원 ▼9,000 -4.94%) 등이 시장 예상수준에 도달하거나 또는 예상을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지수를 지지하고 있다.

반면 소형주들은 실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아람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기업들은 보통 실적 전망의 10~15% 정도 실적을 하향해서 바라보지만 코스닥 기업들은 40~50%를 하향해서 봐야한다고 할 정도로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중소형주에 대한 단기 랠리 부담감에 따른 조정이라는 분석도 있다. 코스피가 2000선에서 장기간 횡보하는 박스권 장세가 지속됨에 따라 지수에 대한 기대보다는 개별 종목별로 스토리에 집중하는 투자가 몰리며 단기 랠리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실제 최근 코스닥지수는 연일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며 수익률이 코스피를 압도했다. 유동성이 적다보니 투자자금 집중에 따른 주가 상승이 가능한 것. 여기에 6.4 지방선거에 따른 정치관련 테마주 등 걱종 테마주들이 난립했다가 거품이 빠지는 과정에서 조정이 일어난다는 지적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일부 중소형주의 경우 밸류에이션은 무시된 채 스토리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최근 실적시즌을 맞아 진정되면서 돈이 빠져나가는 것으로 보인다"며 "대형주의 이익 및 성장 전망이 불투명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중소형주로 관심이 쏠린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분기에도 랠리를 보이던 종소형주들이 4~5월 실적시즌을 맞아 조정을 보인 적이 있었다"며 "중소형주는 대형주에 비해 어닝쇼크가 많고, 일부 테마주가 난립하는 경향이 있어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코스피 반등없인 중소형주 랠리-조정 반복될 듯=전문가들은 코스피가 박스권 상단인 2050선을 뚫지 못할 경우 중소형주의 단기 랠리와 조정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 코스피가 2050선을 뚫은 상황에서 코스닥이 급락한다면 대세전환이지만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며 단기 조정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강현철 팀장은 "코스피가 2050선을 돌파하면 이번 조정이 더욱 심해지겠지만 지금과 같은 박스권이 지속된다면 코스닥은 단기조정 후 반등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글로벌 자금의 이머징시장 유입이 가속화될 경우 대형주에 대한 투심이 제고되면서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은 시들해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유승민 팀장은 "한국시장이 밸류에이션도 이머징 대비 중립이고 실적전망도 좋지 않아 선호시장은 아니지만 글로벌 자금의 이머징 유입 수혜를 보게 되면 낙폭이 컸던 대형주가 살아나면서 중소형주 랠리가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