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회장 소유 문진미디어 도서 불매 움직임

머니투데이

이정혁 기자

서울 강남구 역삼동 문진미디어 빌딩. /사진=뉴스1

여객선 진도 침몰 참사와 관련해 세월호 선사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세운 문진미디어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이 회사가 어떤 출판사인 것과 그동안 무슨 사업을 벌여왔는지에 대한 의문이다.

24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문진미디어는 지난 1980년 10월 도서출판 문진당으로 설립됐다. 1993년 5월 문진미디어로 상호를 변경하고, 이 시점부터 사세를 본격 확장하기 시작했다.

현재 대표이사는 김필배 씨가 맡고 있으나, 유 전 회장의 차남 유혁기 씨가 연매출 180억원대의 영어 교육 도서 전문 출판사와 프랜차이즈 서점으로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서울 강남과 부산 등 전국 곳곳에 영어 전문 서점 '킴앤존슨(KIM&JOHNSON)' 등을 열어 학부모들 사이에서 높은 인지도를 자랑한다.

문진미디어가 영어 교육 도서 전문 출판사인만큼 현재까지 펴냈거나 수입해 온 도서는 약 1200여권. 이 중에는 아동문학의 노벨상으로 불리우는 '한스 크리스챤 안데르센 상'을 받은 앤서니 브라운과 존 버닝햄 등 세계에서 손꼽히는 그림책 작가의 작품도 다수 포함돼 있다.

이처럼 왕성하게 사업을 벌인 덕분에 업계는 문진미디어에 대해 '우량 회사'라고 입을 모은다. 무엇보다 영유아는 물론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영어 도서 시장 점유율이 상당히 높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녀가 있는 학부모라면 누구나 문진미디어에서 내놓은 영어 동화 등 관련된 책은 한권 이상 구입해 봤을 정도로 영업력이 있는 회사"라며 "출판사들 사이에서 문진미디어를 두고 '사업 참 잘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나 문진미디어가 세월호 선사 청해진해운의 모회사인 천해지 지분(11%)을 보유한 것으로 드러난 데다 검찰이 유 전 회장 일가의 각종 비리를 전방위적으로 파헤치자,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문진 도서 불매 운동'이 일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학원가의 한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로 큰 충격을 받은 학부모들이 문진미디어 교재 대신 비슷한 수준의 다른 출판사 영어 교재로 바꿔달라는 요구가 많다"며 "일부 학부모는 문진 도서 불매 운동을 제안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편, 문진미디어는 이날 오전 홈페이지를 폐쇄했다. 계열사인 킴앤존슨 온라인 쇼핑몰도 회사소개 등 문진미디어와 관련된 문구를 전부 삭제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