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어닝시즌 한고비 넘겼지만…

어닝시즌이 한 고비를 넘겼다. 24일 현대차를 비롯해 SK하이닉스, POSCO, 삼성물산 등 굵직한 기업이 1분기 실적을 내놨다.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열며 화려한 시작을 알렸다. 반면, 현대차는 환율 여파에 시장 기대치를 소폭 밑돈 영업이익을 발표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날 보다 2.03포인트(0.10%) 내린 1998.34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가 2000선 아래로 내려온 데에는 실적 변수와 투신권 매물 출회 압력이 동시에 작용했다. 이날 하루 1100억원 가량을 순매도한 투신은 지난달 27일부터 이날까지 총 1조134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조성준 NH농협증권 스트래티지스트는 "실적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크게 나쁘지 않았지만 투신권 매물출회 압력이라는 화두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1분기 실적 확인 작업이 마무리 될 때까지는 이 같은 혼조국면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적따라 주가희비 엇갈려..SK하이닉스 또 '신고가'=전날 4만원대로 치솟으며 사상최고가를 경신한 SK하이닉스 (173,300원 ▼9,000 -4.94%)는 주력 제품인 D램 판매 호조로 2분기 만에 1조원대 영업이익을 돌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선사했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 1분기 영업이익은 1조573억원으로 컨센서스를 상회했다.

현대차 (235,000원 ▲4,000 +1.73%)는 1분기 영업이익이 1조938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기대치인 2조원을 소폭 밑돈 데에는 달러/원 환율이 하락하면서 순이익이 줄어든 여파가 작용했다.


S-Oil (76,800원 ▲1,400 +1.86%)은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전망치를 밑돌았다. 1분기 영업이익이 472억35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5.5% 감소했고 매출액은 7조6022억2000만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5.1% 줄었다.

장 마감 후 1분기 실적을 발표한 곳 중 포스코는 컨센서스에 부합한 영업이익을 냈고 대림산업 (49,400원 ▼200 -0.40%)의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를 살짝 밑돌았다.

실적에 따라 주가 희비는 갈렸다. SK하이닉스는 전일 보다 0.37%(150원) 오른 4만900원에 마감하며 전날 기록한 52주 신고가(4만850원)를 하루 만에 갈아치웠다. 주가는 실적 발표 후 약세를 보이다가 오후 들어 외인 매수세 확대로 상승 마감했다.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돈 곳의 주가는 지지부진했다. 현대차는 1.22%(3000원) 내린 24만2000원에 마감했고 영업이익과 매출 모두 시장 기대치를 밑돈 S-Oil은 0.65%(400원) 하락한 6만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실적시즌, 종목별 차별화 이어질 것"=전문가들은 실적 시즌 동안 종목별 차별화 현상이 강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종목별로 실적을 확인하고 차익실현을 위한 매물이 실현될 소지가 높아지면서 코스피 지수는 강약조절을 이어갈 것이란 예상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스트래티지스트는 "1분기 실적이 나오는 동안 종목별로 수급의 강한 차별화가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지수 역시 강한 상승을 기대하기보다는 강약을 조절하는 양상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1분기 실적이 저조했지만 이를 바닥으로 2분기 실적이 개선될 종목에 관심을 두기 시작할 필요도 있다. 연초대비 수익률이 부진한 업종 중 2분기를 저점으로 순이익 회복이 기대되는 섹터가 대표적이다. 자본재, 소재, 은행, 에너지 업종 등이 꼽힌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이들 업종의 올해 실적 회복을 낙관할 수 없지만 기업이익을 기준으로 한 밸류에이션 매력이 개선될 여지가 있다"며 "올해 상반기 가시적인 변화가 있을 경우 저평가 인식이 빠르게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날(25일)에는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정밀화학, 현대건설, SK이노베이션, 현대하이스코 등이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