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로비의혹' 불똥 튈까…항만 지역 의원들 '긴장'

머니투데이

이미호 기자

세월호 선사의 실소유주인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과 유 전 회장 두 아들의 자택 등 10여 곳에 대해 검찰이 압수수색을 실시한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염곡동 유 전 회장 자택에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사진=뉴스1

세월호 선사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자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여야 정치권을 상대로 금품 로비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인천이나 부산 등 이른바 '항만 지역 의원들'에게 불똥이 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 동안 각종 행사에 참석하거나 축하메시지를 보낸 정치권 인사들이 주로 항만을 끼고 있는 지역구 의원들인 탓이다. 혹여나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개인은 물론 정치권 전체에 미칠 파장이 작지 않을 전망이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유 전 회장이 깊이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가 진행하는 각종 행사에 일부 정치인들이 직접 참여해 관계를 맺어왔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행사가 한번 열릴때마다 신도나 학생들이 수천명 가량 참여하다보니 의원들이 앞다퉈 참석했다는 것이다.

항만을 끼고 있는 지역구를 가진 한 새누리당 의원실의 관계자는 "아무래도 해운·선박회사다 보니까 지역 의원들이 눈도장을 찍어놓는 경우가 많았을 것"이라며 "우리측에서도 축하메시지를 보냈거나 참석한 적이 있는지, 또 정치후원금을 받았는지 알아봤지만 다행히 아니었다"고 말했다.

지난 2012년 영남지역에서 열린 교단 행사에 축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진 한 여당 의원은 "축사를 보낸 기억도 없다. 지역에서 열리는 행사니까 비서진이 보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해당 단체와 관련이 없다"고 일축했다.

또 다른 여당 의원도 "당시 외국에 나가있어서 메시지를 보냈는지는 모르겠다"면서 "그런 행사에 참석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