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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쏴'와 '꿀렁'의 차이는...왜?

[신아름의 시시콜콜]

신아름의 시시콜콜 머니투데이 신아름 기자 |입력 : 2014.04.28 08:10|조회 : 65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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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화장실에서 용변을 보고 양변기의 레버를 돌려 물을 내린 뒤 오물이 처리되는 과정을 한번쯤은 살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나 혼자만 쓰는 화장실이 아닌 만큼 양변기에 오물이 튀진 않았는지, 오물은 깔끔하게 물에 씻겨 내려갔는지 등을 살펴 나 다음에 양변기를 쓸 사람에 대한 예의를 갖추기 위한 일종의 점검차원에서 말이다.

대체로 국내에 시공돼있는 양변기들은 세정능력이 뛰어나다. 어지간한 '대물'이 아니고서야 오물은 한방에 씻겨 내려간다. 양변기 레버를 돌리면 상부의 배수로를 통해 공급되는 물이 강력한 회오리 현상을 일으키면서 오물을 배출한다. '사이펀제트'(siphon-jet) 방식이 적용된 양변기다. 이 때 물소리가 다소 시끄럽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그만큼 깨끗하게 양변기 안이 청소되기 때문에 얼핏 '시끄러운 만큼 깨끗해진다'는 추측도 든다.

이러한 추측은 유럽의 양변기를 보는 순간 확신으로 바뀐다. 유럽 화장실에 적용된 양변기는 그동안 우리가 익숙하게 사용해왔던 사이펀제트 방식의 양변기와 수세방식이 다르다. 양변기 레버를 누르면 '꿀렁'하는 소리와 함께 물이 쏟아져내려오는데 속도가 전혀 빠르지 않다. 순전히 수압만을 이용해 오물을 밀어내는 '워시다운'(wash-down) 방식의 양변기여서 그렇다. 동그란 양변기 내부를 두루 훑어 청소해주는 과정 없이 단순히 위에서 아래로만 물이 쏟아져 내려오기 때문에 세정력은 좋지 않은 편이다.

워시다운 양변기에서는 용변을 보고 물을 내려도 잔존물이 남게 마련이다. 때문에 유럽의 화장실에서는 청소용 솔이 필수품으로 비치돼있다. 변기 안에 남아있는 잔존물을 처리하기 위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화장실 대청소를 할 때나 쓸 법한 솔을 유럽사람들은 매일, 용변을 보고 난 후에 사용한다. 양변기의 성능을 얘기할 때 워낙 수세력을 우선시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서에는 맞지 않지만 유럽사람들은 아무런 거리낌 없이 받아들인다.

이같은 양변기에 대한 인식의 차이는 물 절약 등 자원보호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도 관련이 있다. 워시다운 양변기는 세정력이 좋진 않지만 그만큼 사이펀양변기에 비해 물도 적게 사용한다. 워시다운 양변기가 보편화돼있는 국가들에서는 물 절약을 위해 용변 후 변기솔로 한 번 닦는 수고로움쯤은 감수할 수 있다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 셈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수도법을 개정해 양변기의 1회 사용수량을 기존의 9ℓ에서 6ℓ로 축소, 규제하는 등 물 절약을 위한 정부차원의 구체적인 행동에 돌입한 모습이다. 세계적으로 탄소 저감, 자원 보호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우리도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겠다는 취지에서다. 과연 국내 화장실에도 양변기 솔이 필수품으로 자리잡는 날이 올 수 있을까.

신아름
신아름 peut@mt.co.kr

머니투데이 증권부 신아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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