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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수치에 집착하는 정부…통계 '눈가리고 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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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영호 기자
  • 2014.04.29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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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미분양주택 통계가 '애프터리빙제' 등 전세형분양제 상품을 제외해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건설업체들의 자발적 신고에 따른 수치만 집계해 제대로 된 통계가 아니라는 것이다.

29일 김태원 국토교통위원회 의원(새누리당, 경기 덕양 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애프터리빙제와 같은 전세형분양제를 적용, 판매에 나선 민간아파트는 전국적으로 25개 단지에 3만2541가구에 달한다. 이중에는 임대물량이 상당수 포함됐다. 이들 외에 입주 촉진을 위해 미계약 물량을 일정기간 전세로 돌린 사례도 적지 않다.

이같은 전세형분양제 상품은 애프터리빙을 비롯해 스파트리빙, 프리리빙, 리스크프리, 저스트리브, 하우스바이하우스, 분양가보장제 등 다양하게 불리지만 일정기간 전세 형태로 거주한 뒤 분양전환 여부를 되묻다는 점에선 공통점이 있다.

미분양을 안고 있는 상당수 건설기업이 금융비용 해소를 위해 만들어낸 고육지책으로 실제 분양이 이뤄진 상품으로 보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이같은 상품 대다수가 이미 분양이 완료된 것으로 신고된다는 점이다. 경기 고양시 일산에서 분양 후 잔여물량을 애프터리빙제로 판매하는 A건설기업 관계자는 "입주 후 2년 뒤 분양계약을 맺도록 하지만 입주시점부터 등기를 해주다보니 미분양으로 신고하지 않는다"며 "정부가 이같은 상품의 기준 지침을 하달한 바 없어 자체적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경기도 김포와 부산에서 각각 이같은 상품을 판매하는 B건설기업 관계자도 "전세와 다를 바 없지만 등기신고를 하다보니 미분양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사실상 주택경기 부양을 목표로 하는 정부와 사업장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기업 간의 이해가 미분양 미신고로 이뤄진다는 지적이다. 한국주택협회 한 관계자는 "형식적으로라도 입주자가 늘어야 추가분양이 이뤄지고 미분양 수치가 줄어야 시장활성화에 도움이 되다보니 정부와 기업이 의도하는 바가 없지 않다"고 귀띔했다.

주택협회에 따르면 매년 준공 후 미분양주택의 10~20%가 전세형 분양계약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준공 후 미분양주택은 2만758가구로 약 2000~4000가구가 전세형분양계약을 한 것으로 파악된다.

전세형분양제 상품이 본격적으로 팔린 것은 2012년부터다. 때문에 최근 2년간의 미분양 감소 추세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판단했다. 실제 전세형분양제 상품 판매를 진행한 고양시 A사업장은 2012년 11월 517가구의 미분양이 적체됐으나 애프터리빙제 상품을 판매한 이후 지난달까지 191가구로 감소했다.

정부와 지자체의 미분양 통계 기준도 문제로 지적된다. 국토부는 소유권 명의 이전 기준으로 미분양 통계를 잡는 반면, 각 지자체는 전세형분양제 상품 전부를 미분양 물량에 포함하지 않아 엇박자 행보를 보인다.

경기도 주택정책과 관계자는 "시·군·구에 전세형 분양상품을 전부 미분양 물량으로 신고하라고 하달한 상황"이라며 "다만 전수조사를 할 수 없다보니 기업들의 신고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전세형 분양상품에 대한 기준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미분양 추세를 확인하는 참고자료로 활용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소유권을 개인에게 넘긴 것이니 사실상 매매계약이 이뤄진 것으로 봐야 한다"며 "정부의 미분양 통계가 정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계속돼왔지만 기업의 재고를 의무적으로 공표하라고 강제할 입장이 아니어서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는 정도로 이해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공급속도 조절을 정당화하기 위해 미분양 수치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 부담할 수 있는 주택공급에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변창흠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는 "미분양 수치만 가지고 실제 미분양이 줄어들었다고 판단하기에는 호도된 측면이 있다"며 "정부는 시장에서 요구하는 40~60㎡ 주택의 공급을 늘리는 데 더 집중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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