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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클릭]남몰래 '세월호 아픔' 나누는 기업들

현장클릭 머니투데이 강경래 기자 |입력 : 2014.05.07 17:18|조회 : 5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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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한 사실이 드러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괜한 오해를 살 수도 있으니…."

최근 만난 한 중견기업 임원은 매우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 중견기업은 지난달말 세월호 실종자 구조작업에 투입된 해양경찰청의 바지선에 총 36대의 발광다이오드(LED) 투광등을 기부했다. 이 회사 대표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 "조명이 원활치 않아 야간 구조작업에 애로가 있다"는 보도를 접한 후 조그만 도움이라도 주기 위해 자사 제품의 기부를 즉각 결정했다.

때문에 투광등을 설치하는 작업 역시 이 회사 대표가 여러 일정을 뒤로 미룬채 직접 현장으로 달려가 진두지휘했다. 투광등 설치에 들어간 금액은 약 1억원정도다. 금액 외에도 투입된 인력과 시간 등을 고려하면 중견기업 규모에서는 나름 '통큰' 기부인 셈이다.

하지만 회사 측은 이번 기부와 관련, "절대 보도가 나가서는 안된다"고 신신당부했다. 순수한 의도로 한 기부였지만, 자칫 전국민을 슬픔에 빠뜨린 국가적 참사를 회사 홍보에 활용했다는 비난의 화살을 받을까 우려해서다.

그래서인지 세월호 참사와 관련, 기업들의 기부 소식이 이전과 달리 유난히 뜸하다. 한 중소 물티슈 회사가 피해자 가족을 돕기 위해 1억원을 기부했다는 사실이 비정부단체(NGO)를 통해 알려지기도 했다.

대기업들은 중견·중소기업 이상으로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재계 1위 삼성그룹은 세월호 참사관련 기부와 관련, "아직 정해진 게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계 순위 10위권내 모 그룹은 당초 수십억원을 기부하려던 계획을 최근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도 실종자 수색작업이 진행중이고, 정부 차원의 보상논의도 이르다는 점에서 기업들이 먼저 기부행렬에 나서는 것도 시기적으로는 맞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기업들이 더 우려하는 것은 "남의 불행을 회사 홍보에 활용했다"는 여론의 뭇매일 것이다.

세월호 참사가 너무나 큰 슬픔이지만, 순수한 의도의 기부마저 위축시키거나 "하고도 욕먹을 바엔 아예하지 말자"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지금도 조금이라도 구조작업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 희생자 및 실종자 가족들과 슬픔을 나누기 위해 남몰래 선행이나 기부에 나서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 그런 따뜻한 마음들이 모여 이 슬픔을 이겨내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현장클릭]남몰래 '세월호 아픔' 나누는 기업들

강경래
강경래 butter@mt.co.kr

중견·중소기업을 담당합니다. 서울 및 수도권, 지방 곳곳에 있는 업체들을 직접 탐방한 후 글을 씁니다. 때문에 제 글에는 '발냄새'가 납니다. 건강을 위해 시작한 운동 덕에 복서(권투선수)로도 활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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