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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라는 무대 위, 우리가 가야할 '그곳'은···

[이언주 기자의 공연 박스오피스] 음악극 '클라운 타운'

이언주의 공연 박스오피스 머니투데이 이언주 기자 |입력 : 2014.05.09 07:50|조회 : 7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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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는 누군가 선택해야 해/ 우리의 모든 눈길이 머무는 사람/ 아무런 말없이 그를 두고 가네 사랑했던 사람/ 떠나는 발걸음 소리내지 마오 그가 듣지 않게 부디"  -클라운타운 삽입곡 'Shadow of Clown' 中 /사진제공=극단 벼랑끝날다
"지금 우리는 누군가 선택해야 해/ 우리의 모든 눈길이 머무는 사람/ 아무런 말없이 그를 두고 가네 사랑했던 사람/ 떠나는 발걸음 소리내지 마오 그가 듣지 않게 부디" -클라운타운 삽입곡 'Shadow of Clown' 中 /사진제공=극단 벼랑끝날다
무대 위를 크게 빙빙 도는 일곱 명의 클라운(광대). 그러다 어느 순간 지목된 한 명의 클라운이 슬픔 속에 사라진다. 남은 여섯 명이 다시 여정을 떠나면 또 다시 한 명이 희생되고, 그들 중에 또 희생되기를 반복. 침묵 속에 친구들을 한명씩 잃어가면서도 슬퍼할 겨를조차 없이 바쁜 걸음을 재촉한다. 서둘러 '그곳'으로 가야하기에···.

단조 선율의 음악은 점점 빨라지고 조명은 침울하고 극적으로 치닫는다. 무대를 돌고 도는 클라운들의 발걸음에도 가속이 붙자 객석의 숨도 가빠진다. 이들이 무사히 그곳에 도착할 수 있을까. 희생을 감수하고라도 반드시 가야만 하는 그곳은 대체 어디일까.

극단 '벼랑끝날다'가 서울 윤당아트홀에서 막을 올린 음악극 '클라운 타운'(Clown Town)이다. 거창국제연극제 공식 초청된 이 작품은 클라운들이 모여 사는 마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발랄하고 신나는 음악, 또 애잔함이 묻어나는 서정적인 음악은 처음 듣는 멜로디지만 극중에 잘 녹아들어 귀에 쏙쏙 꽂힌다.

클라운들의 재기발랄한 쇼와 함께 아름다운 선율이 어우러진 공연은 신나는 서커스를 즐기게 하다가 어느새 삶에 대한 진중한 물음을 던진다. /사진제공=극단 벼랑끝날다
클라운들의 재기발랄한 쇼와 함께 아름다운 선율이 어우러진 공연은 신나는 서커스를 즐기게 하다가 어느새 삶에 대한 진중한 물음을 던진다. /사진제공=극단 벼랑끝날다
마술, 저글링, 팬터마임, 춤, 노래, 악기연주 등 다양한 재주를 가진 클라운들이 평화롭고 즐거운 하루를 시작한다. 오늘은 특별히 클라운들을 보살펴주는 달의 여신 루나님의 생일날, 모두가 루나님을 위해 케이크를 만들고 노래를 부르며 공연준비로 바쁘지만 어쩐지 미미는 행복하지 않다. 반복되는 일상이 지루할 뿐 아니라 마을 울타리 밖의 세상이 궁금하기 때문이다. 촌장인 빠빠 클라운에게 바깥세상을 직접 보고 싶다고 하지만 빠빠가 허락하지 않자, 미미는 결국 다른 클라운들과 함께 몰래 울타리 밖으로 빠져나간다.

하지만 어디 세상이 그리 녹녹하랴. 클라운들은 길을 헤매다가 자신들의 재주와 노동을 착취하고 폭행을 일삼는 악덕 단장을 만나 고생한다. 안락했던 클라운 타운의 삶이 그리운 그들은 다시 마을로 돌아가고 싶지만, 마을까지 가는 동안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위험을 통과해야 하며 그때마다 누군가의 희생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한다.

'희생'. 요즘엔 이 두 글자만으로도 가슴 한 편이 아려오곤 한다. 울타리 너머에 뭐 그리 대단히 아름다운 세상이 있을까. 막상 그렇지 못한 현실을 눈으로 확인하고서야 우린 또 제자리를 찾기 위해 힘겨운 싸움을 한다. 고군분투하며 지켜내야 하는 것이 겨우 원래 가진 것이고, 제자리였다는 것이 못내 서글픈 우리네 마음을 작품은 오롯이 보여준다.

빠빠 역을 맡은 박준석 단장은 "어쩌면 저곳으로 가는 것보다 지금 있는 '이곳'을 지키는 것이 오히려 힘들기에 더 노력해야하고 애써야만 한다는 걸 이야기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웃고 있는 커다란 입에 어울리지 않게 슬픈 눈을 한 클라운의 모습이 마치 우리의 자화상인 듯 씁쓸하다.

최근 벌어진 한국사회 일련의 문제들에 대해 전혀 언급이 없었음에도 자연스럽게 사회를 들여다보고 내 자신을 돌아보게 한 점, 우리가 기어코 찾아가야만 하는 '그곳'에 대해 다시 생각하도록 연극적으로 잘 풀어낸 점이 진정성 있게 다가온다. 폭소를 자아내는 클라운들의 재기발랄한 쇼와 함께 가슴을 훅 치고 들어오는 찡한 감성이 아름다운 선율과 묘하게 어우러져 웃고 웃는 동안 객석의 가슴을 슬그머니 젖게 했다. 다음달 29일까지 윤당아트홀 1관에서 공연한다. 티켓은 전석 4만원. 예매처 인터파크. 문의 (02)447-0687

진정성 가득한 연극적 표현과 고군분투하는 우리의 모습을 오롯이 담은 음악극 '클라운 타운'은 끝내 객석의 코끝을 찡하게 했다. /사진제공=극단 벼랑끝날다
진정성 가득한 연극적 표현과 고군분투하는 우리의 모습을 오롯이 담은 음악극 '클라운 타운'은 끝내 객석의 코끝을 찡하게 했다. /사진제공=극단 벼랑끝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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