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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공(子貢)의 마케팅 전략이 던지는 메시지 (2)

[김영수의 궁시파차이(恭喜發財)]<11회>- 조직의 미래를 위해 진정한 가치에 투자하라

김영수의 궁시파차이(恭喜發財) 머니투데이 김영수 사학자(史記 전문가) |입력 : 2014.05.09 07:13|조회 : 12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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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수 교수 ('사기' 전문가) 인터뷰
김영수 교수 ('사기' 전문가) 인터뷰
◇자공과 공자의 관계
사마천은 자공의 외교 행보를 상세히 소개한 다음 마무리에서 자공의 모습을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자공은 시세를 보아 물건을 사고팔아 이익 챙기는 것을 좋아했기 때문에 때를 봐가며 그때그때 재물을 굴렸다. 그는 남의 장점을 드러내주는 것을 좋아했으나 남의 잘못을 감춰주지도 않았다. 일찍이 노나라와 위나라에서 재상을 지냈고, 집안에는 천금을 쌓아두며 살았다. 마지막에는 제나라에서 세상을 마쳤다.

위에서 주목할 것은 자공이 남의 장점을 드러내주는 것을 좋아했다는 대목이다. 자공과 공자의 특별한 관계를 암시하는 대목이다. '논어'에도 자공의 성품을 보여주는 대목이 있다. 공자가 자공에게 너도 미워하는 것이 있냐고 묻자 자공은 이렇게 대답하고 있다.

남의 생각을 훔쳐서 자신의 지혜로 삼는 자를 미워하며, 불손함을 용기라고 생각하는 자를 미워하며, 남의 비밀을 들추어내며 그것을 정직이라고 생각하는 자를 미워합니다.('논어' 양화편)

자공은 남의 생각과 장점을 존중하고 그것이 드러날 수 있도록 도와주길 좋아했던 성품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공자와 자공은 상당히 각별한 관계였다. '논어'에 보면 간혹 공자가 자공을 나무라거나 질문에 면박을 주는 대목이 눈에 띄는 등 대체로 자공에 대한 공자의 평가는 후한 편은 아니었다. 반면에 공자에 대한 자공의 존경은 한결 같았다. 진자금이란 자가 자공에게 당신이 공자보다 못할 것이 뭐냐고 묻자 자공은 다음과 같은 말로 진자금의 말을 일축했다.

군자는 말 한 마디로 지혜로운 사람이 될 수 있고 어리석은 자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말에 신중해야 한다. 내가 스승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사다리를 놓아도 하늘에 오르지 못하는 것과 같다.('논어' 자장편)

'논어' 곳곳에 보이는 공자에 대한 자공의 존경심은 대단했다. 공자는 자공이 말을 앞세우는 것을 경계하는 충고를 간혹 자공에게 던지곤 했지만 자공을 종묘 제사에 쓰이는 가장 소중한 제기와 같은 사람이라고 비유할 만큼 자공의 재능과 능력을 인정하고 있다. 그런데 사마천은 '화식열전'에서 자공이 국제적으로 명성을 누린 이유와 공자의 관계에 대해 아주 귀중한 정보 하나를 남겨 놓았다. 먼저 관련 기록을 보자.

자공이 사두마차를 타고 비단 등의 선물을 가지고 제후들을 방문하면 가는 곳마다 뜰 양쪽으로 내려서서 자공과 대등하게 답례하지 않은 제후들은 없었다. 공자의 이름이 천하에 두루 알려지게 된 것도 자공이 그를 앞뒤로 모시고 도왔기 때문이다. 세력을 얻으면 세상에 더욱 드러난다는 말이 바로 이를 두고 한 말이 아니겠는가?
요컨대 자공의 재력이 제후들의 허리를 굽히게 만들었고, 또 그 재력을 바탕으로 스승과 제후들의 만남을 주선했기 때문에 공자의 명성이 천하에 알려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사마천은 공자의 명성이 사실은 자공의 재력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자공에 관해 비교적 상세한 기록을 남겼던 것으로 보인다. 사업가 자공의 혜안이 바로 이런 대목에서 빛을 발한다.

자공은 사업가였다. 시세를 잘 살펴 물건을 매매하여 엄청난 부를 축적했다. 그리고 그 부를 이용하여 제후들과 대등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스승 공자의 명성도 높여 주었다. 사마천은 사업가 자공의 이 같은 역할에 주목했다. 자공을 부자들 내지 사업가들의 열전인 '화식열전' 또 한 번 등장시킨 것도 자공이 공자를 앞세워 자신의 사업을 홍보한 사업적 전략을 간파했기 때문이다. 역사가로서 사마천의 남다른 혜안이 바로 이런 대목에서 빛을 발한다.

오늘날 대중 스타들을 앞장세워 기업의 이미지를 홍보하고 광고하는 마케팅은 보편적인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거의 모든 기업이 앞 다투어 대중 스타들을 모셔와 기업을 홍보하는 이런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그런데 사실 이런 마케팅 전략의 원조는 자공이었다. 다만 자공은 대중 스타가 아닌 자신의 스승이자 사상가이자 교육자였던 공자를 앞세워 공자의 사상과 철학을 제후들에게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스승에게 마련해줌으로써 스승의 명성을 높이고, 자신은 이 명성을 이용하여 사업과 외교를 벌이는 고차원의 마케팅 전략을 선보였다. 1회성이나 단기 홍보가 아닌 장기 홍보 전략을 택한 것이다. 이렇게 해서 스승의 사상과 철학을 전파하는 동시에 자기 사업의 신뢰성과 명망을 높였다.

배금주의와 경제만능 의식이 만연한 오늘날 세계는 이로 인한 온갖 모순과 갈등으로 병들어가고 있다. 돈으로 돈을 벌고, 인간의 건전하고 신성한 노동력도 무조건 돈으로 환산한다. 심지어는 자연마저 돈으로 치장하고 돈으로 돌려받으려는 무모한 짓을 서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고, 세계가 충돌하고 있다. 이를 바로잡지 않으면 지구 전체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투자전략도 홍보와 마케팅도 인간의 존엄성을 전제로 하지 않으면 큰 후환을 남기게 된다.

자공은 사업가였다. 자신의 재력을 이용하여 제후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천하를 누비고 다녔다. 그의 외교 덕분에 노나라는 위기에서 벗어났고, 어떤 나라는 망했다. 국제 정세에 균열이 가게 할 정도로 영향력을 가졌던 사업가였다. 하지만 그는 타인의 장점을 칭찬하고 도울 줄 알았으며, 남의 아이디어를 훔치는 자를 미워하는 건전한 가치관을 가진 장사꾼이었다. 그리고 당시 현실과는 맞지 않지만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외치는 스승 공자를 진정으로 존경하며 스승을 위해 자신의 부를 기꺼이 투자했다. 그 결과 공자는 천하에 이름을 알리게 되었고, 자공은 다시 스승의 명성을 자신의 사업을 홍보하는데 적절하게 이용했다. 자공은 인간에게 필요한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알았고, 그 가치를 가진 사람에게 아낌없이 투자했다.

바르고 정직한 명성에 후원하라. 미래에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인문 정신에 후원하라. 진정한 가치에 투자하라. 지금이 적기이자 가장 필요한 때다. 2,500년 전의 사업가 자공에게서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미래를 내다보는 투자의 철학과 홍보 전략의 진수를 배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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